[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이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필에너지(대표이사 김광일)가 제2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체 5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capa·캐파)을 보유함에 따라 수주 대응력도 제고될 전망이다. 제2공장에는 전고체 배터리 제작에 핵심인 드라이룸이 설치, 차세대 배터리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에너지는 21일 제2공장에서 첫 제품 출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제2공장은 연면적 1만7000㎡(약 5143평)이다.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본사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달 준공됐다.
필에너지는 모회사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필옵틱스(대표이사 한기수)와 제1공장을 공동으로 사용해 왔다. 제1공장은 필옵틱스와 필에너지 각각 2500억원의 캐파다. 제2공장은 필에너지 전용으로, 필에너지는 기존의 두 배인 5000억원의 캐파를 보유하게 됐다.
필에너지가 제2공장 건립에 나선 건 수주 대응력 제고 차원이다. 필에너지의 현재 수주잔고는 2900억원이다. 지난해 9월 약 1600억원의 수주를 확보했고, 지난해 11월과 올 3월 각각 1000억원 규모의 단일판매·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수주에 차세대 배터리 시장 진입까지 고려하면 캐파 증설이 불가피했다.
수주 대응력이 높아짐에 따라 '출하 일정 준수 → 고객사 신뢰 제고 → 매출 인식 불확실성 상쇄' 등의 선순환 기조가 기대된다. 실제 기수주분의 매출 인식만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지난해 대비 외형 확대를 이룰 수 있다.
필에너지는 지난해 약 19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주잔고에 비춰봤을 때,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다.
제2공장은 단순 생산력 제고 차원을 넘어선다.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핵심으로 꼽히는 드라이룸이 설치돼 있다.
필에너지는 차세대 배터리로 사업 확장에 본격적 채비를 갖추게 됐다. 드라이룸은 공기 중 수분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어한 공간이다. 수분과 반응하면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전고체 배터리의 소재 특성상 드라이룸은 핵심으로 꼽힌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국내 이차전지 장비 업체 가운데 드라이룸을 보유한 곳은 많지 않다"며 "필에너지는 제2공장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사업에서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수한 기술력과 확대된 생산능력을 앞세워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에너지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와인더(권취기)를 꼽고 있다. 이미 개발을 완료하고수주를 앞두고 있다. 필에너지가 개발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와인더는 양극·음극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노칭(notching) 공정과 양극·음극·분리막 등을 둥글게 마는 권취 공정이 일체화된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필에너지의 고도화된 레이저 기술이 반영됐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양극·음극면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노칭 공정에서 필에너지만의 레이저 기술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필에너지 로고. [사진=필에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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