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의원들엔 제한적...당원들에 더욱 의존
"연임, 선택의 문제 넘어서...당원 뜻 따를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으며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다소 타격을 입었다. 현역 의원들에겐 '명심'이 제한적이란 것을 확인한 이 대표가 오히려 연임 결심을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6일 치러진 국회의장 경선은 제22대 국회에서 민주당 계파 구도를 처음으로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원내대표 선거는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의 단독 출마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공개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05.16 leehs@newspim.com |
'친명 횡재 비명 횡사' 꼬리표가 붙은 당내 공천과 총선 압승을 통해 친명 인사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반면 친문을 비롯한 비명 그룹은 급격히 위축됐다. 민주당의 본류인 86세대 운동권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 당선인에 대한 당내 비토가 강했음에도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따라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명심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재선 이상 당선인들은 이 대표의 '거친 교통정리'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가 제22대 국회 개원 이전부터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가운데 이 대표 연임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의장 경선 직후 "임기가 아직 네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우원식 이변'으로 리더십에 다소 흠집이 났으나 연임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당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연임 결심을 더욱 굳힐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다선 당선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측근들은 무엇도 국회의원 손에 맡겨선 안 되겠단 생각을 할 것"이라며 "그립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며 연임에 대한 생각도 더욱 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 대표의 측근들은 연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대표를 맡아도 책임은 이 대표가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당초 연임을 꺼리던 이 대표도 현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추 당선인의 탈락으로 성난 당원들의 연임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당선인은 "이미 이 대표 본인 뜻대로 정치 행보를 결정할 수순을 넘어섰다"며 "이 대표는 생각 이상으로 당원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당원 뜻에 따라 연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