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주주환원 확대에 과도한 M&A 부담
"언론 보도 가격에 인수 없다는 의사는 다행"
롯데손보 1.9%대 점유율 문제..."한 보험사에 많은 돈 안써"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롯데손해보험 인수합병(M&A) 본입찰이 다가오는 가운데 금융그룹과 투자업계에서 본입찰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그룹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부응해 주주 환원 확대에 나선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 참여 여부도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등 비은행으로의 사업 확장이 필요하나 과도한 인수 가격 제출 시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금융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물화된 롯데손해보험 인수도 검토 중으로 인수 가격이 관건이겠지만 시장 관심이 자본비율 상향 및 주주환원율 확대 등 온통 밸류업에 쏠려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자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이 언급되는데 낮은 가격이 아니면 인수 자체가 주가에 악재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우리금융이) 컨퍼런스 콜에서 다행스럽게도 언론에 보도되는 가격에 인수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 본점 [사진=우리금융그룹] |
우리금융그룹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으로 주주 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1400억원 규모 우리금융 잔여 지분(935만7960주)을 매입해 소각했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우리금융은 또 지난해 1주당 1000원 현금배당(2분기 180원·3분기 180원·결산 640원)을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결정하며 1분기부터 분기 배당에 나섰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은행 M&A는 금리 움직임에 따른 이자이익 변동성을 낮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제한적인 자본비율과 높아져 가는 시장 주주환원 확대 요구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 낮은 시장 점유율도 인수 여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손해보험 시장은 상위 5개 보험사가 시장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상위 보험사와 경쟁하며 보험사업을 확장하는 전력으로 기존 중소 보험사 여러 개를 인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우는 방안이 먼저 꼽힌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던 배경이다. KDB생명 인수를 위해 두 달 동안 실사를 했던 하나금융그룹은 최종적으로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31개 손해보험사 보험수익은 85조8357억원이다. 이중에서 삼성화재는 18.99%, DB손해보험은 16.25%, 현대해상은 15.29%, KB손해보험은 10.91%, 메리츠화재는 9.72% 등을 각각 차지한다. 롯데손해보험 비중은 1.92%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은 중소 보험사 여러 개 인수해 점유율을 높여 가려는 전략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한 보험사 인수에 돈을 많이 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