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문학상 수상 '정신머리'의 박참새 신작 대담집
정재율 김선오 성다영 김리윤 조해주 김연덕 김복희
시를 둘러싼 모든 생각을 시인들에게 묻고 답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나 사실은 깡패로 살고 싶습니다"라는 수상소감으로 화제가 됐던 제42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자인 박참새 시인이 7명의 동료시인을 인터뷰한 책이다. '시인들'은 정재율, 김선오, 성다영, 김리윤, 조해주, 김연덕, 김복희 시인과의 대화, 그들의 신작시로 구성됐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박참새 시인의 대담집 '시인들'. [사진 = 세미콜론 제공] 2024.05.08 oks34@newspim.com |
"규율과 규칙이 지겹고 매일 새로이 정의된 윤리를 이해하느라 진이다 빠져 허락된 범위의 구역에서 나 혼자 깡패이고 싶다"는 박참새 시인은 문학잡지 '릿터'에 수록된 이 강렬한 수상 소감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야말로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좋은 의미에서 요란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그는 '가상실재서점'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큐레이션 서점 '모이(moi)'를 운영하며, 도서를 리뷰하거나 낭독하는 팟캐스트 '참새책책'을 진행한다. 또 시와 산문을 간헐적으로 발신하는 뉴스레터 '연서Loveletter'를 발행하는 등 '읽기'와 '쓰기'의 영역을 자유롭게 오가며 독립 창작자로서의 고유한 행보를 이어온 박참새였다.
시를 좋아하고 사랑하며, 시인들을 애정하고, 스스로 역시 시인이 되고 싶었고 , 마침내 시인이 된 박참새가 정재율, 김선오, 성다영, 김리윤, 조해주, 김연덕, 김복희 시인과 만났다. '시인들'은 '출발선 뒤의 초조함'에 이은 두 번째 대담집이자 시집 '정신머리'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이다. 모든 것이 속도전인 시대에 묵직하지만 무겁지만은 않게, 시대감각은 기민하게 유지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놓치지 않으면서, 박참새 만의 속도로 만들어낸 대담집이다.
문단이 주목하는 7명의 시인들에게 시 쓰는 마음 그리고 창작과 일상의 경계에 대하여 들었다. 시가 착하다거나 어렵다거나 하는 편견, 시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일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심, 시를 쓰게 하는 영감 혹은 동력,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에 국한되어 있는 등단 제도, 소설과 시의 내용적 형식적 차이, 나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러 부조리와 편견, 사랑의 다양한 모습 등 시와 시를 둘러싼 시인들의 여러 '생각'이 폭넓게 담겼다.
'선에서 시작하는, 정재율' '그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닦아주는, 김선오' '흩뜨리는 방식으로 또렷이 쌓이는, 성다영' '문을 열면 비로소 있는, 김리윤' '우리 됨을 잊지 말자며 농담하는, 조해주' '마음의 시간을 생각하는, 김연덕' '저마다의 이상한 구석을 사랑하는, 김복희' 대담에 참여한 시인들의 이름 앞에 고심해서 써넣은 문장들만 보아도 박참새 대담집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세미콜론. 값 18000원.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