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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매일 타는 엘리베이터, 누가 관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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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화우 변호사

지난 설날 무렵의 일이다. 고향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밤 늦게 귀경하게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 무렵. 부모님이 챙겨 주신 것들을 바리바리 들고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하필이면 모든 엘리베이터의 작동이 멈춰 있었다.

엘리베이터 1대가 고장나고 옆 엘리베이터까지 같이 점검이 필요하게 되어 결국 모든 엘리베이터의 운행이 중지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필자의 집이 초고층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짐을 들고 10개 층 이상의 비상계단을 힘겹게 오르다 보니, 평소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엘리베이터의 존재가 새삼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엘리베이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그 누군가가 원망스럽기도 했던 새벽이었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사진=화우] 2023.01.06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필자가 아주 어릴 때 살던 5층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했는데 이후 이사한 고층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거의 모든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느 순간 엘리베이터의 존재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살고 있는 아파트, 출퇴근하는 사무실 빌딩 또는 지하철 역사나 관공서 등 우리의 도처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이처럼 우리가 거의 매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승객용 엘리베이터로서 승강기의 일종이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승강기와 엘리베이터는 표기방법의 차이일 뿐 사실은 같은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승강기는 엘리베이터의 상위 개념이다. 승강기의 제조 및 설치나 안전관리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승강기를 '건축물이나 고정된 시설물에 설치되어 일정한 경로에 따라 사람이나 화물을 승강장으로 옮기는 데 사용되는 설비'라고 정의하면서, 그 하위법령인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령에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및 휠체어리프트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3가지로 구분되는 승강기는 다시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1에서 구조나 용도별로 세분하는데, 엘리베이터를 예로 들면 용도에 따라 승객용, 병원용, 장애인용, 피난용, 화물용 엘리베이터 등 11가지로 세분된다. 에스컬레이터나 휠체어리프트도 용도별로 각각 5가지 및 2가지로 세분되고, 또 구조별로 따로 세분되니 승강기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만, 필자가 어릴 때 살았던 아파트처럼 법적으로는 건물에 반드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법 제64조에 따르면 승객용 엘리베이터는 6층 이상 건물로 연면적이 2000㎡ 이상인 경우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건축법 시행령 제89조에 따르면 예외적으로 층수가 6층 이상이더라도 각층 거실 바닥면적이 300㎡ 이내마다 1개 이상의 직통계단을 설치한다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법적으로 의무적 설치 대상이 아닌데도 요즘에는 건축주들이 이용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니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내가 매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는 과연 누가 관리하는 것일까. 지난 설 연휴에 우리 집 아파트의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수리하고 안전관리를 할 책임이 있는 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이와 관련하여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승강기의 '관리주체'로 '승강기 소유자', '다른 법령에 따라 승강기 관리자로 규정된 자'(이하 '승강기 관리자') 또는 '위에 해당하는 자와의 계약에 따라 승강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자'(이하 '관리업무 수탁자)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승강기 소유자나 승강기 관리자는 비교적 명확한 반면, 관리업무 수탁자는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으나, 보통 승강기 점검, 유지보수를 하는 업체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그런데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승강기 소유자가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와 계약을 맺고 승강기 점검 및 안전관리 책임을 맡긴 경우, 승강기 소유자는 더 이상 관리주체가 아니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관리주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A회사는 B업체와 계약을 맺어 그 소유의 승강기 22대에 관한 안전관리에 관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추후 B업체가 승강기 안전점검과 관련하여 법 위반을 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이에 대하여 행정청은 B업체는 A회사가 해야 할 안전점검을 대행한 것일 뿐 관리주체는 여전히 승강기 소유자인 A회사라고 판단하고 A회사에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1심 법원은 행정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항고심 법원은 관리업무 수탁자가 존재할 경우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관리주체로서의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관리업무 수탁자이고, 승강기 소유자는 관리주체로서의 책임을 면한다고 판단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3라5150 결정).

행정법상 '대행'은 어떤 사실행위를 대신 수행하는 것일 뿐 대행을 맡긴 자의 책임과 권한이 이전되지 않으며 행위의 법률적 효과는 본래 권한자에게 귀속되는 반면, '위탁'은 위탁자의 책임과 권한이 수탁자에게 이관되어 수탁자가 자신의 책임 및 권한으로 이를 행사하는 것으로서 그 법률 효과도 수탁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양자는 법적으로 구분된다.

위 사례에서 A회사와 B업체 사이의 계약서에 따르면 단순히 안전점검이라는 사실행위가 아니라 안전점검 업무 일체의 권한 과 책임을 B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었고, 법원은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승강기 소유자자 아니라 관리업무 수탁자가 승강기 관리주체라고 판단한 것이다.

'행정법상 위탁의 법리'에 따를 때 당연한 판단이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는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와 어떤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는지 한번쯤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경력

2020-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2020-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20-현재 한국법제연구원 자문위원
2020-현재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 비상임위원
2018-20 대법원 재판연구관(헌법행정조)
2014-15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간사/위원
2013-18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13-18 법무법인(유) 화우
2013-18 법제처 법제교육원 행정쟁송법, 법령해석실무 비상임강사
2012-13 법제처 법령해석정보국 행정법령해석과
2010-12 법제처 차장실 비서관
2008-10 법제처 행정법제국
2007-08 법제처 행정심판국 행정교육심판과
2007 법제처 행정심판국 사회복지심판과

학력

2022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박사 수료)
202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석사)
2007 사법연수원 제36기
2005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박사 수료)
2004 제46회 사법시험 합격
1998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석사)
1996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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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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