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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건강한 정치담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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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철학, 문화, 언론정보,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담론 (discourse)의 개념은 사회구성원들 간 소통하면서 생성되는 말과 문자의 언어적 정보를 담고 있다. 캠브리지 영어사전에서는 담론을 또 "어떤 주제에 대해 다루는 토론(discussion) 혹은 조금 더 격식을 갖추고 나누는 논의(debate)"로 정의하고 있다. 정치담론은 사회 이슈에 대한 다양한 내용의 정보를 상호 교환하며 진행하는 체계적 정치적 논의라는 뜻이 된다. 상호간 입론과 반론으로 주고받는 논쟁(argument 혹은 dispute)도 정치담론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1994년 4월 14일 선거를 15일 남겨두고 백인을 대표한 데클렉 (F W de Klerk)과 27년간 옥중투쟁을 하면서 흑인의 영웅으로 떠오른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가 대통령선거토론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SABC뉴스 화면 캡쳐]

두 정치라이벌의 토론, 나라를 바꾸다                  

수준 높은 정치토론을 통해 국가를 새롭게 변화시킨 나라가 있다. 바로 남아공화국이다. 1994년 4월 14일 선거를 15일 남겨두고 치러진 대통령선거토론은 두 후보가 격돌했다. 30년간 백인우대정책이었던 아파테이드(Apartheid)를 끝내고 백인을 대표한 데클렉 (F W de Klerk)과 27년간 옥중투쟁을 하면서 흑인의 영웅으로 떠오른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와의 대결이었다. 1993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두 후보간의 토론이었기 때문에 남아공 국민뿐 아니라 세계적인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토론의 핵심적 논제는 "어떻게 하면 폭력과 보복전쟁을 평화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에 있었다.

만델라는 이렇게 호소했다.

"무기를 가진 자만 폭력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 문맹, 그리고 실업도 폭력의 원인이 됩니다. 이 모든 사회적 악에 대항해 싸우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국가를 새로 짓겠습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이 위대한 선거에서 모든 국민의 공동의 영예와, 공동의 헌법과, 우리 모두의 공동의 국가를 위해, 어떠한 비판이 있더라도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데클렉 후보와 함께 손잡고 나라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제가 이끄는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에 한 표를 주십시요 (내용의 일부 발췌요약정리)"

데클렉도 반격에 나섰다.

"국가를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과거를 다루는 선거가 아닙니다. 미래를 다루는 선거입니다. 과거의 아픔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화해로 나아가야 하는 선거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 없이는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미래에 관한 결정을 다루는 선거입니다. 과거에 관한 선거가 아닙니다. 과거의 쓰라린 아픔을 땅에 묻어버리기 전까지는, 그리고 과거의 불의를 잊을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우리는 서로 용서하지 못합니다. 이제 용서를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는 화해가 필요합니다. 서로의 필요를 인정하고, 서로의 손을 맞잡고 이제 우리 모두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공동의 운명체입니다. 함께 일해 나갑시다. 저는 국가의 화합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만델라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일할테니 저와 국민당(National Party)에 한표를 호소 합니다 (내용의 일부 발췌요약정리)."

토론은 1시간이 조금 넘어섰다.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두 정치베테랑은 절대로 흥분하지 않았고, 단어의 선택에 있어 최대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토론말미에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서로 손을 잡고 감사함을 잊지 않는 두 후보를 보며 방청석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고 감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남아공 역사에서 단 한번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국민들이었다. 전국에 중계된 토론은 모든 전체 남아공 국민들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대합실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긴장하며 지켜 보았다고 한다. 4명의 패널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 사회자의 까다로운 시간통제, 그리고 두 사람의 뜨거운 공방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토론이었다.

그래서일까 투표율은 87%를 기록했다. 20세 이상의 성인문맹률이 21%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투표율이다. 두 후보간 TV토론은 글을 몰라 정치에 관심도 없었던 유권자들까지 투표소로 이끄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모아 이야기하는 이유다. 1994년 선거에서 승리한 만델라는 데클렉을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26년이 지난 2020년 SABC 방송이 1시간에 달하는 후보토론 전체 분량을 다시 전국에 재방송을 하고 분석할 정도로 두 후보간 TV토론은 여전히 인기가 높다. 

멋진 두 정치인이 만들어낸 이 역사드라마는 파괴, 살상, 고문으로 점철된 과거 30년을 보복없이 끝을 낸 기적적 사건이다. 어느 나라도 평화적 선거를 통해 30년간 차별과 배제, 폭력과 파괴, 그리고 증오와 복수로 점철되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사례는 없었다. 한 때는 서로 증오하던 두 후보자가 논리, 감성, 반론, 그리고 유머와 웃음을 선사한 토론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토론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건강한 정치담론과 민주주의 수준

헌법개정과 제도개혁을 중심연구과제로 두고 영국과 세계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설립된 런던대학 헌법연구단(Constitution Unit, University College of London)은 건강한 정치담론은 민주주의의 작동에 필수적이라 주장한다. 연구단은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이유로 낮은 정치적 담론수준을 지목한다. 앨런 랜윅(Alan Renwick)과 톰 필드하우스(Tom Fieldhouse) 연구원은 '무엇이 건강한 정치담론이고 왜 중요한가?(Healthy political discourse: what is it and why does it matter?)'의 글에서 담론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민주주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다음의 다섯가지를 좋은 토론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l   첫째, 정직(honest)해야 한다. 거짓 혹은 가공된 정보는 담론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직성은 건강한 담론이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정치적 혐오와 불신은 의도된 정보의 오용과 이를 수단으로 한 공격적 언어와 행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l   둘째, 건설적(constructive)이어야 한다. 담론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토론의 목적은 듣는 사람과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것이지, 자신의 주장과 목적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토론을 끝내고 상호간 얼굴을 찡그리게 하거나 고성이 오가는 논쟁은 토론을 불신하고 토론 도중에 중단하고 토론장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TV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도 건설적이지 못한 토론에 실망하고 화가 나서 하는 행위다. 이런 일방적이며 공격적인 담론은 사회의 갈등을 야기시키는 주범이 되기 때문에 극히 조심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l   셋째, 토론자간의 존경(respectful)이 필수적이다. 제도와 규칙, 그리고 상대토론자의 인정과 존경이 필요하다. 상대방도 민주주의의 중요한 파트너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토론에서 지면 이긴 사람을 축하하고, 이긴 사람은 진사람에게 위로하고 다음에는 질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토론은 상호 존경할 수 있게 된다.

l   넷째, 증거에 입각(evidence-based)해야 한다. 거짓과 확인 안된 자료,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소수의견, 가공된 자료 등은 좋은 대화와 토론에서 완전 배제되어야 한다. 불확실한 자료는 쓰지 않는 것이 최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궤변과 억지주장으로 토론은 정쟁으로 번지고 실패한 토론이 되고 만다. 근거가 부실한 토론이 재생산되고 재미로 소비되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갈등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확대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l   다섯째, 유머, 감성, 극적효과 그리고 현실관련성 등을 담고 있어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engaged)할 수 있어야 한다. 재미있고, 감성적이며 귀감을 줄 수 있고 나와 관련성이 있는 토론이라면 현장에서 보지 못했어도, 나중에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서 보고 싶을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참여해 직접 체험하고 싶어진다고 본다. 상호비방하고 큰소리로 호통치며 비웃는 토론이 아니라 배울 것이 있고, 유머와 재미가 있어 교육적 효과도 뛰어난 토론은 직접 소비하고 참여하고 싶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적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런던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담론수준이 높은 영국과 미국의 사례

영국에서는 1300년대부터 옥스포드대학과 캠브리지대학 토론클럽간 대항전이 시작되었고, 그 전통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두 대학의 토론클럽 선배들이 전직 총리와 알려진 저명인사가 많아 신입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두 클럽은 세계적 인물들을 수시로 불러 클럽에서 선정한 학생과 토론을 갖기 때문에 그 때마다 토론장은 뜨겁게 달아 오른다. 영국의회인 웨스트민스터에서 정부와 야당간 격렬하게 진행되는 총리질의(Prime Minister's Questions, PMQ)에서 발휘되는 의원간의 질높은 정치토론은 대학의 토론클럽에서 진행된 훈련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영국의 의회, 즉 Parliament는 '토론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어원인 프랑스어  parler는 '말하다', '토론하다', '토의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의회주의(Parliamentarism)의 확산과 함께 영국의원들의 토론기술과 능력은 중요한 소양으로 자리 잡았고, 영국식 의회토론방식은 토론문화의 정석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고의 연설가이자 토론능력으로 유명했던 마가렛 대처, 토니 블레어, 데이비드 카메룬, 테레사 메이 수상 들은 대학 토론클럽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후 의회에 진출한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대학입학 전부터 학교에서 토론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았다. 영국은 레토릭과 토론을 초등학교부터 중요한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학, 토론, 문법은 중고등학교의 필수로 가르치며 발성법, 자세와 매너도 중요한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1826년 시작된 리시움(Lyceum) 운동으로 1830년대 이미 3000여개의 토론클럽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정치토론클럽운동은 1830년대 미국의 전역을 돌며 관찰한 알렉시스 토크빌 (Alexis de Tocqueville)의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그의 책 '미국의 민주주의 1권과 2권' (Democracy in America, 1835, 1840)에서 방문 도시들의 마을회관에서 진행되던 주민회의(Town hall meeting)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높은 정치담론 수준에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와 하원의원 선거에서 펼치는 후보들간의 질높은 토론이 마을회관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지속적인 정치학습을 통해 담론수준이 향상되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독립운동도 각 지역의 타운홀미팅에서 토론을 주도하던  주정치인들이 함께 모여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정치토론의 정수는 무엇보다도 링컨과 더글라스 후보간 진행된 일리노이스주 상원의원 후보토론이다. 1858년 7회에 걸쳐 각각 다른 소도시 마을회관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당시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링컨을 전국적 후보로 부각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년 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링컨이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는 기회도 이 정치토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링컨의 높은 정치담론 수준이 결국 그를 대통령의 반열로 올려 놓은 계기가 된 셈이다. 토론 파트너였던 더글라스도 남부가 연방에서 탈퇴해 남부국가연합을 선언하며 전쟁을 선포했을 때 링컨을 지지한 일화는, 비록 정치적 라이벌로 선거에서는 졌지만 영속적 연방(Perpetual union)을 지키기 위한 대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깨끗한 승복과 멋진 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흑인해방을 두고 링컨과 더글라스가 보여준 찬반논쟁은 미국의 정치담론 수준을 가늠하게 해 준다. 일곱 번에 걸쳐 진행된 후보간 토론내용은 여전히 대학 토론교육의 교재로 사용될 만큼 입론과 반론, 주장하는 근거인 두 가치를 중심으로 잘 짜여져 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의 보장과 유권자의 주권보장이라는 두 헌법정신과의 경쟁은 토론의 핵심요소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국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생 정치토론 토너먼트는 두 사람이 적용했던 링컨-더글라스 방식으로 가치중심 토론으로 진행하고 있다. 1년 내내 전국에 걸쳐 정치토론 토너먼트가 학교, 시, 주 별로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전국우승자를 가려낸다.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토론대회가 연중행사로 진행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토론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958년 발행된 논쟁 100주년 링컨-더글라스 토론 기념우표 [사진=위키피디아]

영국과 미국의 토론훈련 방식

영국과 미국의 두가지 모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은 학교교육에 토론과 레토릭을 필수로 이수하게 해 말하기, 쓰기, 발표하기, 토론하기를 어려서부터 기초부터 가르친다. 토론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상대방에게 설득당하는 것이라 가르친다. 승자와 패자의 매너와 자세도 가르친다. 의회토론방식(parliamentary debate format)을 학교에서 익히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토론과정은 어디에서나 쉽게 배울 수 있다. 대학마다 토론클럽이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전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은 옥스포드대학 토론클럽 회장 출신이다. 현 총리인 리시 수낙, 그리고 수 많은 전 총리들도 대학 토론클럽 활동을 통해 정치토론의 실전을 익힌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의 토론수준은 토론교육에서 결정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미국은 전국토론협회에서 주관하는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별로 수많은 토론반이 결성된다. 학교마다 토론반은 인기가 높아 경쟁률도 높다. 시단위 그리고 주단위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 인접학교까지 기차나 버스로 단체로 이동해 참가하기도 한다. 1892년 하바드대학과 예일대학이 처음으로 디베이트 대회가 개최된 이후로 전국에 대학별로 토너먼트가 기하급수로 늘기 시작했다. 1920년대부터 토론대회가 전국적으로 개최되었지만, 1947년 미국토론학회(American Forensic Association, AFA)가 생기고 나서 전국대학토론토너먼트(National debate tournament, NDT)를 주최하면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인접대학들과 토론대회를 치르면서 승리하는 팀은 계속 주에 있는 다른 대학팀과 경쟁하고, 주에서 우승하면 주대표들이 참가하는 전국대회가 개최되어 최고의 실력자를 가려낸다.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토론을 배우고 능력을 키워나간다.

다른 2개의 연방 토론협회, 즉 1971년에 설립된 미국토론회상호교차토론협회(Cross-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CEDA), 1985년 설립된 미국 토론협회 (American Debate Association, ADA)가 주관하는 정책토론(policy debate)과 가치토론(value debate)에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참여학생들의 전공은 다양하지만, 특히 이공계 학생들의 토론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연계열 단과대학별로 퍼블릭스피치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모델은 토너먼트를 관리할 수 있는 전국단위의 협회설립이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주의원선거, 주지사선거, 연방의원선거, 대통령 선거 등의 정치적 담론 수준이 정치인들의 전공과 관계없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부터 시작해야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영국식 제도를 도입해 초등학교 때부터 토론을 필수로 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갖춰가야 한다.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는 국어와 사회교사들은 토론교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과목들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전국단위의 정치토론협회가 결성되어야 하고, 이후 협회차원에서는 전국단위로 토너먼트를 관리하고 토론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들도 전국단위의 토론토너먼트 대회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뒤받침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한 국가의 정치담론 수준은 민주주의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지방자치 의원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담론수준을 당장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심도있는 토론을 요구해도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긴 안목으로 토론문화의 변화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적으로 정치토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려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가지 토론을 접할 수 있게 해 주는 혁신적 생각이다.

정치혁신을 위해 가능한 것보다 시작해 보자. 우선 토론문화 개선을 위해 뜻 있는 사람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 보자. 이렇게 4년, 그리고 또 4년을 준비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한국의 링컨, 더글라스, 만델라, 데클렉, 대처, 메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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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저스 대표,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은 오는 17일 예정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에 대해 신임 대표 해롤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일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사진=쿠팡 제공] 이날 박대준 대표가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쿠팡은 미국 모회사 법무 담당 최고관리책임자인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당초 박 대표를 포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 북미사업개발 총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등 관계자 6명이 채택된 바 있다. 이날 국회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증인으로 로저스 신임 대표를 채택했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는 쿠팡 측의 상황 변경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박 전 대표의 증인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2025-1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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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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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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