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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민주적 정치혁신을 갈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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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결과는 그동안 반복된 기현상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당지지의 지역간 쏠림현상이다. 당선자를 배출한 정당의 상징색으로 지도에 표시해 보면 오른쪽은 빨간색, 왼쪽은 파란색이다. 여야 두 정당이 승리한 지역이 완전히 동서로 나뉜 결과다. 한표라도 많으면 승리하는 소선구제에서는 사표를 줄이기 위해 유력정당에 투표하는 유권자 심리의 결과로 지역바람이나 지역민심의 쏠림현상으로 싹쓸이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쏠림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면 정부여당의 긍정적 평가나 야당에 품는 기대와 격려가 지역별로 강하게 나타났을 것이라 해석할 수 있지만,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라면 제도의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1인 소선거구 중심의 다수대표제가 그 주범이다.

소선거구 중심의 다수대표제는 흔히 승자독식체제를 만들어 낸다. 이 제도의 심각한 문제는 정책이나 인물로 후보자들을 평가하기 보다 정치색을 보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한쪽으로 쏠린 정치적 견해는 경쟁정당의 적대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람과 바깥사람으로 나누는 2분법적 시각으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목소리와 대안이 들어설 수 없어 정책경쟁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이렇다 보니 한 정당의 깃대만 꽂으면 당선되는 기형적 선거문화가 정착이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선거에서 반복되면서 근본적 개혁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지만 두 거대양당은 변화와 개선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았다. 지역패권을 굳건히 하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공략하면 이길 수 있다는 단순한 선거전략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그들의 내면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잘되면 전국을 석권하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지역유권자들에 읍소해 지역만큼은 수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이기적인 발상이 그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소선거구제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당선자를 지지한 유권자와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의 표와 무효표를 합한 수보다 작아 생기는 1) 등가성 결여 문제 (즉 상대적으로 적은 표로 당선인을 배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표무게의 차이), 과반을 넘기지 못해 발생하는 2) 국민대표성의 결여문제, 정당들의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의 비대칭적 비례성으로 인해 생기는 3) 비례성 약화문제로 나타난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선거결과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대의민주주의의 정당성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의 소통부재와 일방통행식 정치에 대한 폐해는 고스란히 민심의 이반과 대통령 불신으로 이어진다.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할 의대증원정책도 진지한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더라면 이렇게 국가의료대란이라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0명 의대증원이라는 초강수를 선거 전에 앞세워 의사라는 직업군과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병원의 혼란사태가 고스란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위협이라는 위기를 자초하면서 초반 지지하던 국민들조차 정부를 비난하고 여당의 대안부재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제 하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대통령의 권한 집중과 소통부재, 그리고 대통령실의 행정부 통제, 그리고 당정의 수직적 관계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승자독식체제가 빚어낸 극명한 지역주의의 폐해, 인물과 정책으로 뽑는 선거는 이제 정당심판 도구로 전락했고, 위에서 아래로 꽂는 공천으로 선거 때마다 충성심 경쟁이 심화되고 실력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 버렸다. 선거제도개혁과 아울러 권력구조개혁, 능력있는 인물선출을 위한 공천제도의 구조적 개혁 그리고 좋은 정책을 생산할 수 있는 절차민주주의를 개조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국회 본회의장

제도와 인물 그리고 정책의 위험요소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묘안은?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는 3가지의 위험요소들을 제거해 가며 발전되어 왔다. 첫째는 제도의 위험요소(risk of institutions)이다. 절대군주제 하에서는 왕의 말 한마디로 신하와 백성의 삶과 죽음이 좌지우지 되었다. 전쟁에 나가 죽음을 당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라고 하면 누구든 순순히 따라야 했다.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열심히 일해 납부해야 했고, 공역을 바치라고 하면 국가에 노동을 바쳤다. 이러한 제도가 더 이상 작동되지 않게 된 데는 정치엘리트들과 국민들의 조직적 저항과 희생이 뒤따랐다. 영국의 명예혁명(1688)은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가는 통로를 마련했고, 민중이 봉기한 프랑스 혁명(1790)도 왕의 세금인상이 그 주된 원인이었다. 

왕권파와 비왕권파로 구분된 정당은 정책으로 경쟁하기 시작하며 정책정당으로 거듭 태어났다. 영국에서는 곡물수입금지를 반대한 정치운동에 참여한 정치인 중심으로 보수당이 만들어지고, 보통선거와 자유무역 그리고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인 중심으로 자유당이 탄생했다. 선거에 동참하지 못하는 여성들 그리고 투표권이 없었던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보통선거운동과 평등선거를 주장하며 노동당이 생겨났다. 정책우위의 경쟁에서 상원이 하원에게 그 권한을 물려주며 양원제가 유지되거나 단원제 의회로 발전되어 나갔다. 삼권분립을 통해 행정권, 입법권 그리고 사법권이 분리되고 상호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 갔다. 입법권에 대한 견제로 위헌심사권이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었다. 선거제도도 소선거구 중심의 소수대표제에서 사회세력을 골고루 대표하는 비례대표제로 거듭 발전되어 갔다. 이렇게 발전하면서 민주제도는 현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둘째는 인물 즉 정치인 위험요소(risk of politicians)이다. 그런데,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도, 누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정치적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바이마르 독일은 1차대전 이후 다른 서유럽국가들처럼 의원내각제 중심의 직선대통령제를 도입해 오늘날 오스트리아, 핀란드, 그리고 아일랜드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히틀러의 등장을 막지는 못했다. 영국처럼 입헌군주국이면서 의원내각제를 채택했던 이태리에서도 무솔리니의 집권을 막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국민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의 등장을 갈망했을 정도로 민주적 제도는 국가를 전쟁과 살상으로 이끌 인물의 등장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제도 다음으로 민주주의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것이 정치인이라고 하는 인물위험요소이다.

셋째로 정책위험요소 (risk of policies)이다. 민주제도에 의해 뽑힌 파괴적 인물이 만들어낸 정책은 국민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인종차별적 문화정책, 경제정책, 교육정책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고착화 시키는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배타적이며 파괴적인 인종청소라는 희대의 반인류적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등장하게 만든 제도, 히틀러와 무솔리의 등장을 막지 못한 역사·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들의 정책은 민주주의를 실패로 이끌었다. 제도, 인물, 정책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부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같은 입헌민주국이면서 의원내각제를 택했던 스웨덴의 경우 1차대전과 2차대전 기간 동안에도 영토의 침략을 막아내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경험은 같은 제도라 하더라도 어떤 인물들이 정치에 진출하고 장악하느냐 따라 어떤 정치적 결과를 맺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 기간 동안 페르 알빈 한손 (Per Albin Hansson) 스웨덴 총리가 모든 정당들이 참여한 거국내각에서 취한 중립외교정책과 비굴하지만 영토유린을 막아내기 위해 독일에 철도시설을 개방한 조치는 국가를 파괴와 주권침탈로부터 지켜내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방어막이 되어 주었다. 한손총리의 '국민의 집 (Folkhemmet)' 연설로 시작된 그의 복지정책 목표는 스웨덴을 세계적 복지국가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 되었다. 제도, 인물, 정책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긍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독일은 제도의 변화를 꾀해 새로운 제도 하에서 콘라드 아데나워, 헬무트 슈미트, 헬무트 콜 등의 걸출한 인물이 등장해 경제정책과 통일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적 국가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이태리는 2차대전 이후 다른 유럽국가들과 유사한 민주제도를 적용했지만, 평균 2년에 한 번 이상 반복되는 선거와 정치뇌물 스캔들, 부패, 그리고 낮은 정치신뢰도는 정치불안정으로 이어져 새로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제도, 인물, 정책의 결합은 국가를 번영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 파멸로 이끌기도 하는 조합이다. 어떻게 하면 제도의 혁신, 합리적 인물의 교육, 선출, 투입, 그리고 좋은 정책의 경쟁을 근간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을까?

스웨덴 국회의사당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정치혁신의 방향

신정치학 핸드북(New Handbook of Political Science)은 민주주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의 결합수는 1024개가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정당제도(양당-다당제, 선거제도 (다수대표제-비례대표제), 의회제도(단원-양원제), 권력분산제도(단방-연방제), 정부형태(대통령제-내각제), 사법제도(헌법재판소-대법원), 정부분산집중여부(중앙집권-지방분권), 관료제도(엽관제-능력제), 군대제도(모병제-징병제), 경제제도(자유경쟁-조합주의) 등의 제도가 적어도 2개의 대안을 갖고 있어 2를 10승인 1024개의 조합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체제에서 작동되는 제도는 이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정치학의 비교정치학 과목에서 다루는 민주제도는 적어도 30개 이상이다. 대통령의 임면권, 정부부처의 구조, 입법부의 상임위 제도, 대통령실 (대통령제)과 총리실(의원내각제)의 구조와 정부와의 관계, 경성 혹은 연성헌법, 직접민주제도(국민투표제)의 사용여부, 이익단체의 다양성 정도, 언론의 감시역할, 감사제도의 성격, 국가재정을 통한 조달, 입찰 등의 투명성 여부, 관료들의 충원제도, 민주주의 혁신장치 여부, 숙의민주주의 제도여부, 청원제도의 유무, 선거관리제도의 독립성 여부, 사법정의 정도, 시민교육제도의 유무, 외교관 등 특수고급관료의 교육과 투입, 정당의 교육기능과 정치충원여부, 소수자인권보호의 성격, 민주시민평생교육제도, 정부의 이노베이션 (과학기술무기특허) 관리체계, 지역균형발전과 권력분산 등 자체 기능 뿐 아니라 상호연관성을 통해 어떻게 작동되는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1024개의 정치제도의 조합수보다 훨씬 많은 2의 30승개인 정치제도 조합수가 나올 수 있다. 즉 10억개 이상의 정치제도 결합이 가능한 민주주의 제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정치학자 아렌드 리파트(Arend Lijphart)는 민주주의체제를 두개의 모델로 단순화했다. 하나는 웨스트민스터모델(Westminster Model)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협의모델(Consensus Model, 혹은 Consociational Model)이다. 권력집중형으로 설명되는 웨스트민스터모델은 행정부의 통치수반인 대통령이나 총리가 집중된 권력과 지지를 바탕으로 통치하는 스타일로 1인선출 소선거구제를 중심으로 정부가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2개의 정당체제 하에서 작동되고, 통치자원과 인력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지만, 대표성과 등가성 그리고 비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협의모델은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다수정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면서 다수의 사회그룹을 골고루 대표해 숙의적 통치기반이 장점이지만, 작은 정당이 비토를 사용하게 되면 다른 소수 정당도 다른 비토권으로 견제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불안정적인 정국이 발생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치혁신(Political innovation)은 최근 정치학과 행정학 분야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연구영역이다. 예전에는 정치공학(Political engineering)의 개념으로 소개되었지만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제도와 정책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국민들의 참여와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는 다양한 연구영역이다. 이론적으로 신제도주의에 뿌리를 둔 정치공학적 변혁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늘고 있다. 신제도주의 학자들은 제도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 정치인들과 유권자들 같은 정치행위자들이 규범과 가치, 나아가 행태까지 변화되는지 관심을 갖는다. 매주 소개될 글에서는 두 모델의 기초 위에서 앞에 언급한 30개 이상의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과정, 상호작용, 각 제도의 정치경제적 성과 예를 들어, 민주주의 수준, 경제성장율, 인간개발지수(HDI), 부패인지도 (CPI), 정치신뢰도, 양극화 정도, 국민행복도 등의 지표를 산출해 비교하면서 상호 장단점을 살펴 보고자 한다. 매주 하나씩 세계의 정치제도를 풀어가면서 어떻게 그 제도가 인재를 형성해 가고, 그리고 선택된 정책들이 국민 삶의 질과 국가발전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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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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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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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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