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청와대·감사원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민주적 정치혁신을 갈구하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결과는 그동안 반복된 기현상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당지지의 지역간 쏠림현상이다. 당선자를 배출한 정당의 상징색으로 지도에 표시해 보면 오른쪽은 빨간색, 왼쪽은 파란색이다. 여야 두 정당이 승리한 지역이 완전히 동서로 나뉜 결과다. 한표라도 많으면 승리하는 소선구제에서는 사표를 줄이기 위해 유력정당에 투표하는 유권자 심리의 결과로 지역바람이나 지역민심의 쏠림현상으로 싹쓸이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쏠림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면 정부여당의 긍정적 평가나 야당에 품는 기대와 격려가 지역별로 강하게 나타났을 것이라 해석할 수 있지만,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라면 제도의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1인 소선거구 중심의 다수대표제가 그 주범이다.

소선거구 중심의 다수대표제는 흔히 승자독식체제를 만들어 낸다. 이 제도의 심각한 문제는 정책이나 인물로 후보자들을 평가하기 보다 정치색을 보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한쪽으로 쏠린 정치적 견해는 경쟁정당의 적대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람과 바깥사람으로 나누는 2분법적 시각으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목소리와 대안이 들어설 수 없어 정책경쟁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이렇다 보니 한 정당의 깃대만 꽂으면 당선되는 기형적 선거문화가 정착이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선거에서 반복되면서 근본적 개혁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지만 두 거대양당은 변화와 개선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았다. 지역패권을 굳건히 하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공략하면 이길 수 있다는 단순한 선거전략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그들의 내면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잘되면 전국을 석권하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지역유권자들에 읍소해 지역만큼은 수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이기적인 발상이 그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소선거구제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당선자를 지지한 유권자와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의 표와 무효표를 합한 수보다 작아 생기는 1) 등가성 결여 문제 (즉 상대적으로 적은 표로 당선인을 배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표무게의 차이), 과반을 넘기지 못해 발생하는 2) 국민대표성의 결여문제, 정당들의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의 비대칭적 비례성으로 인해 생기는 3) 비례성 약화문제로 나타난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선거결과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대의민주주의의 정당성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의 소통부재와 일방통행식 정치에 대한 폐해는 고스란히 민심의 이반과 대통령 불신으로 이어진다.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할 의대증원정책도 진지한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더라면 이렇게 국가의료대란이라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0명 의대증원이라는 초강수를 선거 전에 앞세워 의사라는 직업군과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병원의 혼란사태가 고스란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위협이라는 위기를 자초하면서 초반 지지하던 국민들조차 정부를 비난하고 여당의 대안부재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제 하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대통령의 권한 집중과 소통부재, 그리고 대통령실의 행정부 통제, 그리고 당정의 수직적 관계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승자독식체제가 빚어낸 극명한 지역주의의 폐해, 인물과 정책으로 뽑는 선거는 이제 정당심판 도구로 전락했고, 위에서 아래로 꽂는 공천으로 선거 때마다 충성심 경쟁이 심화되고 실력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 버렸다. 선거제도개혁과 아울러 권력구조개혁, 능력있는 인물선출을 위한 공천제도의 구조적 개혁 그리고 좋은 정책을 생산할 수 있는 절차민주주의를 개조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국회 본회의장

제도와 인물 그리고 정책의 위험요소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묘안은?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는 3가지의 위험요소들을 제거해 가며 발전되어 왔다. 첫째는 제도의 위험요소(risk of institutions)이다. 절대군주제 하에서는 왕의 말 한마디로 신하와 백성의 삶과 죽음이 좌지우지 되었다. 전쟁에 나가 죽음을 당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라고 하면 누구든 순순히 따라야 했다.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열심히 일해 납부해야 했고, 공역을 바치라고 하면 국가에 노동을 바쳤다. 이러한 제도가 더 이상 작동되지 않게 된 데는 정치엘리트들과 국민들의 조직적 저항과 희생이 뒤따랐다. 영국의 명예혁명(1688)은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가는 통로를 마련했고, 민중이 봉기한 프랑스 혁명(1790)도 왕의 세금인상이 그 주된 원인이었다. 

왕권파와 비왕권파로 구분된 정당은 정책으로 경쟁하기 시작하며 정책정당으로 거듭 태어났다. 영국에서는 곡물수입금지를 반대한 정치운동에 참여한 정치인 중심으로 보수당이 만들어지고, 보통선거와 자유무역 그리고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인 중심으로 자유당이 탄생했다. 선거에 동참하지 못하는 여성들 그리고 투표권이 없었던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보통선거운동과 평등선거를 주장하며 노동당이 생겨났다. 정책우위의 경쟁에서 상원이 하원에게 그 권한을 물려주며 양원제가 유지되거나 단원제 의회로 발전되어 나갔다. 삼권분립을 통해 행정권, 입법권 그리고 사법권이 분리되고 상호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 갔다. 입법권에 대한 견제로 위헌심사권이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었다. 선거제도도 소선거구 중심의 소수대표제에서 사회세력을 골고루 대표하는 비례대표제로 거듭 발전되어 갔다. 이렇게 발전하면서 민주제도는 현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둘째는 인물 즉 정치인 위험요소(risk of politicians)이다. 그런데,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도, 누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정치적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바이마르 독일은 1차대전 이후 다른 서유럽국가들처럼 의원내각제 중심의 직선대통령제를 도입해 오늘날 오스트리아, 핀란드, 그리고 아일랜드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히틀러의 등장을 막지는 못했다. 영국처럼 입헌군주국이면서 의원내각제를 채택했던 이태리에서도 무솔리니의 집권을 막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국민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의 등장을 갈망했을 정도로 민주적 제도는 국가를 전쟁과 살상으로 이끌 인물의 등장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제도 다음으로 민주주의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것이 정치인이라고 하는 인물위험요소이다.

셋째로 정책위험요소 (risk of policies)이다. 민주제도에 의해 뽑힌 파괴적 인물이 만들어낸 정책은 국민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인종차별적 문화정책, 경제정책, 교육정책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고착화 시키는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배타적이며 파괴적인 인종청소라는 희대의 반인류적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등장하게 만든 제도, 히틀러와 무솔리의 등장을 막지 못한 역사·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들의 정책은 민주주의를 실패로 이끌었다. 제도, 인물, 정책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부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같은 입헌민주국이면서 의원내각제를 택했던 스웨덴의 경우 1차대전과 2차대전 기간 동안에도 영토의 침략을 막아내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경험은 같은 제도라 하더라도 어떤 인물들이 정치에 진출하고 장악하느냐 따라 어떤 정치적 결과를 맺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 기간 동안 페르 알빈 한손 (Per Albin Hansson) 스웨덴 총리가 모든 정당들이 참여한 거국내각에서 취한 중립외교정책과 비굴하지만 영토유린을 막아내기 위해 독일에 철도시설을 개방한 조치는 국가를 파괴와 주권침탈로부터 지켜내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방어막이 되어 주었다. 한손총리의 '국민의 집 (Folkhemmet)' 연설로 시작된 그의 복지정책 목표는 스웨덴을 세계적 복지국가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 되었다. 제도, 인물, 정책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긍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독일은 제도의 변화를 꾀해 새로운 제도 하에서 콘라드 아데나워, 헬무트 슈미트, 헬무트 콜 등의 걸출한 인물이 등장해 경제정책과 통일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적 국가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이태리는 2차대전 이후 다른 유럽국가들과 유사한 민주제도를 적용했지만, 평균 2년에 한 번 이상 반복되는 선거와 정치뇌물 스캔들, 부패, 그리고 낮은 정치신뢰도는 정치불안정으로 이어져 새로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제도, 인물, 정책의 결합은 국가를 번영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 파멸로 이끌기도 하는 조합이다. 어떻게 하면 제도의 혁신, 합리적 인물의 교육, 선출, 투입, 그리고 좋은 정책의 경쟁을 근간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을까?

스웨덴 국회의사당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정치혁신의 방향

신정치학 핸드북(New Handbook of Political Science)은 민주주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의 결합수는 1024개가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정당제도(양당-다당제, 선거제도 (다수대표제-비례대표제), 의회제도(단원-양원제), 권력분산제도(단방-연방제), 정부형태(대통령제-내각제), 사법제도(헌법재판소-대법원), 정부분산집중여부(중앙집권-지방분권), 관료제도(엽관제-능력제), 군대제도(모병제-징병제), 경제제도(자유경쟁-조합주의) 등의 제도가 적어도 2개의 대안을 갖고 있어 2를 10승인 1024개의 조합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체제에서 작동되는 제도는 이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정치학의 비교정치학 과목에서 다루는 민주제도는 적어도 30개 이상이다. 대통령의 임면권, 정부부처의 구조, 입법부의 상임위 제도, 대통령실 (대통령제)과 총리실(의원내각제)의 구조와 정부와의 관계, 경성 혹은 연성헌법, 직접민주제도(국민투표제)의 사용여부, 이익단체의 다양성 정도, 언론의 감시역할, 감사제도의 성격, 국가재정을 통한 조달, 입찰 등의 투명성 여부, 관료들의 충원제도, 민주주의 혁신장치 여부, 숙의민주주의 제도여부, 청원제도의 유무, 선거관리제도의 독립성 여부, 사법정의 정도, 시민교육제도의 유무, 외교관 등 특수고급관료의 교육과 투입, 정당의 교육기능과 정치충원여부, 소수자인권보호의 성격, 민주시민평생교육제도, 정부의 이노베이션 (과학기술무기특허) 관리체계, 지역균형발전과 권력분산 등 자체 기능 뿐 아니라 상호연관성을 통해 어떻게 작동되는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1024개의 정치제도의 조합수보다 훨씬 많은 2의 30승개인 정치제도 조합수가 나올 수 있다. 즉 10억개 이상의 정치제도 결합이 가능한 민주주의 제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정치학자 아렌드 리파트(Arend Lijphart)는 민주주의체제를 두개의 모델로 단순화했다. 하나는 웨스트민스터모델(Westminster Model)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협의모델(Consensus Model, 혹은 Consociational Model)이다. 권력집중형으로 설명되는 웨스트민스터모델은 행정부의 통치수반인 대통령이나 총리가 집중된 권력과 지지를 바탕으로 통치하는 스타일로 1인선출 소선거구제를 중심으로 정부가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2개의 정당체제 하에서 작동되고, 통치자원과 인력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지만, 대표성과 등가성 그리고 비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협의모델은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다수정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면서 다수의 사회그룹을 골고루 대표해 숙의적 통치기반이 장점이지만, 작은 정당이 비토를 사용하게 되면 다른 소수 정당도 다른 비토권으로 견제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불안정적인 정국이 발생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치혁신(Political innovation)은 최근 정치학과 행정학 분야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연구영역이다. 예전에는 정치공학(Political engineering)의 개념으로 소개되었지만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제도와 정책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국민들의 참여와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는 다양한 연구영역이다. 이론적으로 신제도주의에 뿌리를 둔 정치공학적 변혁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늘고 있다. 신제도주의 학자들은 제도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 정치인들과 유권자들 같은 정치행위자들이 규범과 가치, 나아가 행태까지 변화되는지 관심을 갖는다. 매주 소개될 글에서는 두 모델의 기초 위에서 앞에 언급한 30개 이상의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과정, 상호작용, 각 제도의 정치경제적 성과 예를 들어, 민주주의 수준, 경제성장율, 인간개발지수(HDI), 부패인지도 (CPI), 정치신뢰도, 양극화 정도, 국민행복도 등의 지표를 산출해 비교하면서 상호 장단점을 살펴 보고자 한다. 매주 하나씩 세계의 정치제도를 풀어가면서 어떻게 그 제도가 인재를 형성해 가고, 그리고 선택된 정책들이 국민 삶의 질과 국가발전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