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 서비스 도입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 활용, 전국에 택배 배송
"가격 경쟁은 무의미"...'C커머스' 공세 속
실패 맞본 배송 경쟁에 다시 참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이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익일배송 서비스를 내놓으며 승부수를 띄었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기반의 새벽배송과 바로배송을 접으며 배송경쟁에서 한 차례 쓴 맛을 본 상태. 쿠팡, 네이버의 득세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세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다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포물류센터 활용, 전국에 택배 배송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당일배송'과 새로 선보이는 '익일배송'의 차이점은 물류센터의 활용 여부다. 익일배송의 시작이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 효율화 작업이다.
롯데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 [사진=롯데온] |
롯데온의 당일배송은 전국 70여개 롯데마트를 기반으로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반면 익일배송 '내일온(ON)다'는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상온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해 놓고 오후 4시까지 구매하면 다음날 택배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롯데온은 지난해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가 맡던 당일배송 시스템을 각 롯데마트로 이관하고, 익일배송을 위한 택배배송 시스템을 갖추는 효율화 작업을 거쳤다.
당일배송이 롯데마트로 이관되면서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더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됐고,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는 콜드체인 부담이 낮은 가공·생활용품 배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롯데온은 익일배송 도입을 위해 앞서 공식 종료한 롯데마트의 '바로배송(주문 2시간 이내 배송)'에 투입된 인력과 차량을 익일배송에 배치하며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들은 거주지 인근 롯데마트에 재고가 없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당일배송이 마감된 경우 익일배송을 통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롯데온은 '내일온다' 전용관을 개설하고 가공식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1만여 개 상품을 먼저 선보인다. 롯데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PB상품인 오늘좋은, 요리하다, 콜리올리 등을 가성비 높은 상품의 구색도 늘렸다.
롯데온 관계자는 "당일배송 수요와 함께 주문 후 예측 가능한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익일배송 수요 잡기에 나선다"며 "먼저 롯데마트 단독 상품 및 인기상품 중심으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추후 계열사 상품 및 파트너사 상품까지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온,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ON)다' [사진=롯데온] |
◆배송 경쟁에서 '쓴맛' 롯데, 다시 뛰어든 이유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배송 경쟁에서 한 차례 물러난 바 있는 롯데 입장에선 이번 익일배송 도입은 승부수다.
롯데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으로 촉발된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2년 4월 사업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한 바 있다. 또 새벽배송 대신 선택한 바로배송도 현재 서비스 공식 종료를 선언한 상태다.
쿠팡과 네이버의 입지가 굳건한 가운데 알리,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세로 사실상 고사상태에 몰린 가운데, 생존을 위해선 배송서비스 강화를 다시 꺼낼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네이버도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당일배송까지 내놓으며 업계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네이버는 특히 토요일에 주문해도 일요일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일요배송까지 내놓으며 경쟁사 따돌리기에 나선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약점은 늦은 배송"이라며 "가격 경쟁력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배송에서 차별화를 노려 고객들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