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쿠웨이트 경찰이 검거
태국 수완나폼 공항 경유해 호송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30억원 가량의 사기범죄를 저지른 후 쿠웨이트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을 3개국 국제공조로 12년만에 붙잡는데 성공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인 지난 17일 오후 5시 30분 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A씨를 강제송환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5월경 국내 모 건설사 쿠웨이트 법인으로부터 건축 자재 납품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 발주서를 작성해 재발주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 277만달러(약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후 2012년 9월경 쿠웨이트로 도주했고, 경찰은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청은 수배관서 요청에 따라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고 쿠웨이트 경찰과 추적에 나섰다.
쿠웨이트 경찰은 지난달 27일 쿠웨이트 무바라크알카비르 주에서 피의자 은신처를 발견했고, 외출을 위해 나서던 A씨 검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지난달 29일 경찰청에 인터폴 전문으로 보내왔다.
경찰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2년만에 3개국 국제 공조로 30억원대 사기 범죄를 저지른 50대 남성 A씨 송환에 성공했다. [사진=경찰청] |
피의자 검거에는 성공했지만 송환 과정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피의자 죄질과 도주 가능성을 고려해 호송관 파견을 통한 강제송환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한국과 쿠웨이트 간 직항편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양국 경찰은 제3국을 경유하는 '통과 호송' 방식을 협의했고 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서 우리 측 호송관이 쿠웨이트 경찰로부터 A씨 신병을 인수받기로 했다.
송환 협의 과정에서는 유관기관에 협조도 큰 역할을 했다. 주쿠웨이트 대한민국대사관은 경찰청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쿠웨이트 경찰과 소통하며 쿠웨이트 경찰이 방콕 공항까지 피의자를 호송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협조를 이끌어냈다.
태국 이민국은 피의자가 태국을 경유하며 공항에 머무는 7시간 동안 신병 관리에 협조했다. 이민국과 협의와 설득 과정에는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에 파견 중인 경찰주재관과 한국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태국경찰 협력관들도 협조했다.
경찰청은 지난 2월 20일부터 사기·마약 등 민생침해 범죄를 저지른 후 해외로 도피한 주요도피사범을 대상으로 총 3단계 관리 등급(핵심·중점·일반)을 지정했다. 국내외 유관기능과 긴밀히 협업해 도피사범 집중검거 및 송환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경찰청은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피의자는 지구 끝까지 쫓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원칙 아래 국제 공조 역량을 결집해 나갈 계획이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