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도 끝...백화점 매출 성장률 하락세
신규 점포 출점 제한에 기존 점포 리뉴얼
고소득층·2030 타깃 "쇼핑 이상의 경험" 제공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신규 점포 출점이 까다로워진 백화점이 기존 점포 리뉴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내수 부진 장기화와 정부의 깐깐한 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다. 명품 수요가 높은 고소득층과 백화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20~30대 MZ세대를 타깃으로 매출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올해 주요 경영 전략은 핵심 점포 리뉴얼이다. 고금리·고물가·저성장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엔데믹 이후 리오프닝 효과도 사그라지며 성장세가 조만간 고점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지면서다.
현대백화점 중동점 푸드파크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액은 40조9000억원으로, 성장률은 전년 대비 8.4%다. 지난 2021년 22.8%였던 성장률에 비해 절반 아래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 2021년부터 성장률은 2년째 하락세다.
백화점업계는 리뉴얼과 팝업 스토어를 활용한 집객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직구나 온라인, 아울렛 등 신 유통시장의 성장세에 외형 경쟁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
리뉴얼의 핵심은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고소득층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20~30대 신규 고객을 위한 트렌디한 MD 보강이다.
20년만에 리뉴얼을 결정한 현대백화점 중동점이 해외패션과 영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중동점에 국내외 패션·뷰티·식품 등 100여 개의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키기 위해 본관과 유플렉스에 걸쳐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리뉴얼하기로 했다.
본관 1층과 2층에 상권 최대 '럭셔리관'을, 유플렉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MZ세대를 겨냥한 '트렌디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고소득층을 겨냥한 구찌·발렌시아가·페라가모·몽클레르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부천 지역 최초로 들어서고, 본관 2층에 MZ세대를 겨냥한 에르노, 꼼데가르송, 이자벨마랑, 마크제이콥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한 리뉴얼을 공식화했다. 롯데백화점은 핵심 점포 8개를 선정해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핵심 점포의 럭셔리·프리미엄화를 위한 전략적 리뉴얼을 진행하고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신규 미래형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본점과 수원점에 리뉴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몰 수원점은 향후 명칭도 '타임빌라스'로 바꾼다. '타임빌라스'는 지난 2021년 9월 경기 의왕시에 문을 연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처음으로 쓰였다.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할인점, 전문점, 시네마, 호텔 등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몰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명칭도 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 파크' 전경 [사진=신세계] |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단장하면서 점포당 매출 한계치를 넘어서려는 곳도 있다. 국내 최초로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넘어선 신세계 강남점의 국내 최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이 대표적이다.
식품관을 리뉴얼해 1600평(5300㎡) 공간에 40여개 디저트 매장을 모은 구역으로, 개장 한 달만에 140만명이 몰렸다. 스위트 파크 오픈 이후 한 달간 강남점의 디저트 매출은 201%, 식품 전체 매출은 50% 가까이 늘었다. 센트럴시티(고속버스터미널) 1층에 마련한 '오픈 스테이지'도 팝업의 성지로 떠오르며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대폭 증가시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쇼핑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백화점으로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