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혈관외과학회‧소아청소년과 교수들 고언
정부-의료계, 한발씩 물러서서 지혜 모으자 당부
교수 떠나면 의료대란 시작…국민 생명권 유지해야
박민수 차관 "나부터 복귀하는 용기있는 선택 부탁"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국민을 위해 복귀하라는 의료계 내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에 국민을 먼저 생각해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건국대 충주병원이 주민의 정상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난 15일 설명했다.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전체 의료진의 정상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및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도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가 책임감을 느끼고 정부와 협의하라는 의견을 냈다. 뇌혈관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학문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학회 의사들은 성명서에 "정부와 의료계는 한발 물러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협과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합의에 응해달라"고 했다. 이어 의사들은 "현재 휴학 중인 의대생들도 정부와 의협, 전공의단체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해 달라"고 강조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원장도 지난 17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전공의는 환자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와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주 원장은 "전문의들이 제자와 동료로서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알겠다"면서도 "집단행동을 옹호하는 태도는 문제를 풀어가는데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국민이 보는 상황에서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의료원 입장표명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7 choipix16@newspim.com |
이미정 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22일 '청년의사'에 '사직을 망설이는 L 교수의 답장' 기고문을 통해 전공의와 교수의 사직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세웠다.
이 교수는 "사직을 하려면 최소한 업무를 정리하고 인계할 사람이 있으면 인계를 해주고 인계받을 사람이 없으면 업무를 종결한 후에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직의 도리를 다 하고 사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한 달 후엔 병원과 학교를 떠나야 하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환자가 있어 떠나지 못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사직할 때 우리에게 응급환자를 포함한 필수의료를 맡기고 떠났는데 그들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떠나면 정말로 의료 대란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권 유지와 같은 사회의 필수 서비스는 어떤 경우에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전공의에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나부터 먼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책임있는 대표단을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 자리에도 나와달라"고 밝혔다.
이어 박 차관은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처우 향상을 위한 예산과 관련해 현장의 경험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형식에 구애됨 없이 대화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에게 박 차관은 "내년도 예산과 의료개혁 4대 과제 이행 방안 등 논의 의제가 제시됐다"며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한국 보건의료 미래의 청사진을 정부와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