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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중기부, 엇박자 논란에 인사교류 '첫발'…수출·중기정책도 교류 확대 필요

기사입력 : 2024년02월13일 16:19

최종수정 : 2024년02월13일 16:20

정부 인사 교류에 산업부-중기부 국장급 포함
산업부 경자구역단장-중기부 특구단장 맞교환
중기·수출·창업·유통 등 관련 업무도 협업 필요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업무가 상당 부분 유사하지만 '시너지'보다는 '엇박자'를 빚어왔던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략적 인사 교류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번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앞으로 지속 확대될 '전략적 인사 교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특히 산업부와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수출·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성이 있는 만큼 이번 인사 조치를 발판 삼아 교류를 늘려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경자구역단장↔특구단장 트레이드…업무 중복·충돌 딛고 시너지 낼까

국무조정실과 인사혁신처는 지난 12일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협업 행정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사 교류' 24개 직위를 발표했다. 포함된 직위는 국장급 10개·과장급 14개로, 부처 간 갈등 발생소지가 있어 상호 이해가 필요하거나 업무가 유사해 상호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는 직위들이 대상이 됐다.

이 중 산업부와 중기부의 인사 교류는 국장급 2개 직위에 포함됐다. 산업부에서는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을, 중기부에서는 특구혁신기획단장을 서로 맞바꾸기로 했다. 각 국장들은 경제자유구역과 연구개발특구에 대한 정책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전경 2023.07.21 jsh@newspim.com

경자구역과 연구개발특구는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 지정된 '특별구역'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차이점으로는 경자구역은 주로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제 비즈니스 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특구는 연구·개발(R&D)과 연구기관 지원 등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 있다. 또 경자구역은 제조업·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하지만, 특구는 주로 과학기술 분야를 다룬다.

두 국장급의 교류는 올해 정부가 국가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특별구역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부처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유사한 성격을 가진 경자구역과 특구에 대한 상호 업무 이해도를 높여 정책 추진에 활력을 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정부는 경자구역과 특구에 세제 감면과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자금 혜택, 인프라 구축, 규제 완화 등의 공통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사 교류는 그동안 산업부와 중기부가 유사한 업무가 많은 데 반해 업무 중복·충돌 등에 대한 문제만을 겪어왔을 뿐 상호 협력을 통한 상승효과를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시급하게 느껴지는 사안이다. 당초 중기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산업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한 만큼 업무에 있어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지만, 비슷한 업무에 대해 각자의 지원 대상과 권한 등이 다르다는 사실은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예컨대 양 부처는 모두 중소기업과 창업·수출 등을 지원하지만, 산업부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수립하고 중기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현장 밀착형 지원을 제공한다. 이를 실제 추진했을 때 산업부가 내놓은 정책은 현장의 수요와는 거리가 다소 멀다는 문제점이, 중기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원할 권한이 없다는 문제점 등이 불거져왔다.

지원 대상이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큰 갈래로 보면 유사하다는 점에서 예산 중복 등의 문제도 지적된다. 수출·창업에 관해 산업부는 주로 제조업 분야의 기업을, 중기부는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한다. 유통에 대해 산업부는 대규모 유통업체를, 중기부는 중소 유통업체와 소상공인 등을 정책 대상으로 삼는다. 이렇듯 양 부처 간 작은 갈래로 나뉘는 지원 대상이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지역 [사진=고양시] 2024.02.08 atbodo@newspim.com

◆ 산업부-중기부, 수출·중기 정책 등 유사분야 다수…인사 교류 확대 어디까지?

정부는 12일 발표한 전략적 인사 교류 방안을 이달 내로 마치고 향후 민생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교류 직위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전략적 인사 교류 외에도 부처 간 상호 협업이 필요한 공통 직무 분야 등으로 중점 인사 교류 분야를 설정하고, 모든 직급 인사 교류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중앙 부처 간 인사 교류는 연간 약 300명 수준이다.

산업부와 중기부 간 업무가 유사한 다른 분야들로는 수출 분야에서 ▲산업부 무역정책과-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과 ▲산업부 무역진흥과-중기부 수출지원센터 ▲산업부 수출입과-중기부 해외시장정책과 등을 꼽아볼 수 있다. 양 부처는 공통적으로 수출 증대를 위한 지원책과 수출기업의 애로사항 해결 등을 추진하지만, 산업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중점을 둔다.

유통 분야에서는 산업부 유통물류과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상생협력정책과에서 각각 대규모 업체와 중소 업체로 지원 대상을 나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산업을 위한 연구 개발과 인프라 구축, 창업 지원 등을 시행한다. 특히 유통 분야는 국민의 실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양 부처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밖에 ▲산업부 산업정책과-중기부 중소기업정책과 ▲산업부 산업기술정책과-중기부 기술정책과 ▲산업부 지역경제총괄과-중기부 지역혁신정책과 등이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부처로 언급된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등 보다 하위 갈래에 초점을 두고, 산업부는 이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정책을 담당한다.

이번 부처 간 인사 교류를 통해 실무자들의 업무 이해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상호 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자구역과 특구 등 부처별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분야들끼리 정책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정책 수립·실행에 나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바뀐 실무자의 전문성 부족과 정책의 연속성 하락 등은 우려스러운 사안으로 지목된다.

산업부 관가의 한 고위공무원은 "산업부와 중기부는 성격상 상호 밀접한 정책 분야가 많아 인사 교류의 취지와 목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부처일 것"이라며 "실무자 개개인의 역량 측면에서 연관된 분야의 다른 부처 실무를 맡아 해보는 경험은 인식을 확장시키는 데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정책 동력이 다소 하락하는 등의 애로는 불가피하므로 이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사진=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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