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상고 기각…"법리 오해 없어"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8년 전 13세 미만 아동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구속된 김근식(56)이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 [사진=경찰청] |
김씨는 2006년 9월 경기도 한 초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당시 13세 미만이던 A양을 때리고 흉기로 위협하며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6년간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던 이 사건은 검찰이 2022년 10월 김씨의 출소를 앞두고 경기·인천지역 경찰서 7곳에서 보관 중인 성범죄 미제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또 김씨는 2019년 12월과 2021년 7월 전남 해남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하고, 앞선 2017∼2019년에는 동료 재소자들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도 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년(강제추행 2년·공무집행방해 등 1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10년과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당초 김씨는 경기도 범행과 비슷한 시기 인천지역 아동을 강제 추행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만기출소를 앞두고 2022년 10월 재구속됐다. 수사 결과 인천 강제추행 사건의 범인은 김씨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경기도 범행이 드러나면서 그는 철장을 나오지는 못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공소권 남용 등을 내세우며 무죄라고 항소했으나 2심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당시 수사 상황을 비춰 볼 때 수사 기관이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줬다거나 검찰의 어떠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형을 늘려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총 징역 5년과 함께 신상정보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과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어린아이를 강간해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출소 이후 동종범죄를 반복했다"며 "또한 일부러 성적 자기 결정권이 취약한 아동 청소년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원심과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사의 상고 부분(성충동 약물 치료)에 대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의 상고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권 남용과 위법수집증거 및 정당방위, 상습폭행죄의 상습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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