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테러, 선거제도 본질 훼손하고 민주주의 토대 무너뜨려"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5일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선거운동원과 선거사무관계자를 겨냥한 폭에 대해 작은 '선거폭력'이라도 초기부터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선거폭력의 예방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선거전담 부장검사 회의'에서 "성숙한 민주주의 폭력이 들어설 자리는 결단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검사 전출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 대검찰청] |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습격당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인 테러가 꾸준히 예고되면서 이를 방지하는 차원의 발언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민주 공화국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법치국가에서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과 상시적으로 만나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선거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 있어서 선거 벽보를 훼손하거나 현수막을 찢고 지지자 간에 상호비방 하는 단순한 불법들이 상대를 공존과 선의의 경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청산과 절멸의 대상인 적으로 간주하는 증오와 결합하면, 순식간에 폭력이나 더 큰 불법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 총장은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생성형 AI, 딥페이크기술 등과 결합한 가짜뉴스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은 단기간에 여론을 비틀어 민의를 왜곡하는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응할 시간과 수단의 한계로 말미암아 진실로 되돌려 놓기도 어렵고, 설사 바로잡더라도 이미 때늦은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므로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속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총장은 선거전담 부장검사들에게 정치적 중립 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선거 사건의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자세를 지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공정성에 한 치의 의심도 없도록 스스로를 살펴보고, 또 한 번 돌아보고, 재삼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일 뿐이다'라는 손흥민 선수의 말처럼,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우공이 산을 옮기는 것처럼 정성을 다한다면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들에게 가장 깨끗한 공명선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