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부당 지원금 회수 방안 마련하라"
[영광=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영광군이 자체 마련한 수십억 원의 기금을 한 전기자동차 수입 및 부품 생산 업체에 부당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특히 이 기금들이 중국 업체들의 금형 제작·사용인 줄도 모르고 심의하게 해 30억 원의 시설 보조금을 지원한 당시 관계자들에게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전남 영광군청 전경 [사진=영광군] |
29일 감사원 등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11일 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축하고 전기차 투자계획을 밝힌 A업체에 영광군 투자 유치 진흥 기금(이하 '영광군 기금')을 재원으로 입지보조금 40억 원과 시설 보조금(차량용 금형 제작 용도) 30억 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A업체가 시설 보조금 30억 원을 중국(중국업체)에서 제작·사용되는 차량용 금형 제작 비용으로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영광군 조례엔 군 기금은 지역 공장 시설 등을 신설 또는 증설·이전하는 경우 등에 한해서 지급하게 돼 있다. 군 기금이 엉뚱한 용도와 목적에 사용된 셈이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께 영광군은 A업체로부터 기존 투자협약 내용과 달리 중국서 위탁 생산방식으로 완성차를 생산하고 중국의 위탁생산 공장에서 사용할 차량용 금형 제작비로 30억 원의 지원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A 업체는 해당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를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던 셈이다. 군 역시 기금이 관내가 아닌 해외(중국)에서 사용될 것을 사전에 파악했단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광군은 이러한 사실이 추후 문젯거리가 될 것을 우려해 금형 제작 비용을 연구개발비로 둔갑시키고, 연구개발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영광군 투자사업 조례 등의 개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가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2018년 3월경 당시 부군수와 업무 담당 과장 등 9명이 위원으로 참석한 2018년 제1차 투자유치위원회 회의에서 영광군은 금형 제작비 30억 원 중 15억 원은 시설 보조금, 15억 원은 연구개발비로 지원하되 이를 참석 위원들이 알지 못하도록 시설 보조금과 연구개발비의 사용처인 금형 제작비는 별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투자계획을 A 업체 대표이사에게 들어봐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이 지적으로 관련 안건이 잠정 보류됐다.
이에 영광군은 같은 해 4월 제2차 투자유치위원회 회의를 열고 같은 내용을 다시 상정했고 이 안건은 결국 통과됐다.
이후 영광군은 금형 제작비로 사용된 30억 원의 기금을 시설 보조금이란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했다.
현재 A 업체는 완성된 전기차는 수입 중이고 섀시, 파워플랜트, 내외부 장식 등 금형 부품들은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것들을 사용 중이다. 사실상 영광군 기금이 국외(중국)로 투자되는 기형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영광군민 B씨는 "군 기금은 말 그대로 군 발전을 위해 써야 하는 돈인데 공무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정으로 30억이나 되는 돈이 중국업체 배를 불리는데 들어갔다"며 "끝까지 이 돈을 회수하고 관련자들은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감사원은 영광군에 지급된 보조금을 회수하는 방안 마련을 조속히 수행할 것을 통보하는 한편 향후 규정 위반 투자 사례가 없도록 주의 조치 했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