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4년 11개월만 47개 혐의 모두 무죄
4시간30분간 선고…재판부, 이례적 휴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등 총 47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판결문이 3200쪽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를 넘겨 법원 내부 전산망에 판결문을 등록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1심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1.26 leemario@newspim.com |
법원 관계자는 등록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방대한 판결문 분량으로 인한 전산상 문제로 판결문 등록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형사 재판을 받은 불구속 피고인이 판결문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교부 신청을 해야 하는데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으면 당사자들도 판결문을 받아볼 수 없다.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은 검찰 공소장만 300쪽, 수사기록은 20만쪽에 달한다. 2019년 2월 기소 이후 공판준비기일을 포함해 총 290차례 재판이 열렸고 1심 선고까지 약 4년 11개월이 걸려 역대 최장기 재판을 기록했다.
특히 재판부는 지난 26일 양 전 대법원장의 총 4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판결 이유를 설명하는 데만 약 4시간30분을 사용했다. 장시간 선고가 이어지면서 이례적으로 10분간 휴정하기도 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등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문은 1500쪽으로 해당 사건은 피고인이 11명, 병합 사건은 총 10개였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1심 판결문은 각각 570여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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