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출범 1년6개월...일부 기관장 임기 이어가
전 정부서 임명된 금융공기업 임원은 전체 38%
임원 임기만료, 만료 앞뒀지만 후임은 미정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금융공기업 사장과 임원들이 불편한 동거를 하거나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 인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융공기업의 경우 5개월 가까이 후임 임원 인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정부가 3년차에 들어선 만큼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호흡을 같이 하는 인사들이 기용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뉴스핌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기준으로 금융위원회를 주무 부처로 둔 금융 공공기관 7곳(서민금융진흥원·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체 임원 42명(기관장, 상임이사, 감사)을 전수조사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후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인사는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임원은 기관장을 포함 16명으로 전체 임원의 38%를 차지했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7명의 임원 중 5명이 윤 대통령 취임(2022년 5월) 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심현구 전무이사(2021년 9월), 이성주 이사(2021년 9월), 조충행 이사(2022년 1월), 한영찬 이사(2022년 1월)는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각각 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권기형 감사(2022년 2월)도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김귀수 상임이사(2020년 6월)와 원호준 상임이사(2022년 1월)도 각각 작년 12월과 올해 1월 2년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종국 상임이사(2021년 5월)는 올해 10월까지 연임된 상태다.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이미영 이사(2022년 1월)가 지난 18일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후임을 찾지 못하고 있고 윤차용 부사장(2022년 1월)은 오는 26일 임기가 만료된다.
주택금융공사는 박재민 상임이사(2022년 2월)가 오는 2월 임기가 끝나고 이규진 상임이사(2021년 5월)는 올해 7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산업은행 주태현 감사(2021년 3월) 역시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운법(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에서 상임이사는 임기만료 후에도 후임자 임명시까지는 임무수행을 할 수 있다"며 "일부 금융공기업의 경우는 2년 임기 만료가 돼서 연임 여부 결정을 위한 직무수행 실적 등을 신중히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서민금융진흥원장과 신용회복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재연 원장(2022년 1월), 권남주 캠코 사장(2022년 1월)은 문재인 정부 임기말에 임명돼 내년 1월 임기가 끝난다.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2021년 2월)은 오는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기업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재정기획관으로 일하면서 '경제 브레인'으로 꼽힌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은 올해 3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한편 지난 2022년 윤 정권 초기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 등에 요구한 공공기관 임원 열차 탑승 정보에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금융공기업 임원진 정보가 포함되기도 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