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을 배분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정조치안에 '6월 유럽노선 취항'이란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6월 중 4개 노선을 취항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유럽 4개 노선 취항이 예정된 티웨이항공의 상황을 볼 때 실제 노선 운항은 힘들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현재 기재로 서유럽 취항은 불가능하고 6월까지 새로운 항공기 기재를 도입하는 것 역시 힘들다"고 말했다.
EU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조건으로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취항이란 조건을 달았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기업결합승인에 따라 반납된 4개 유럽 노선을 취항하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월부터 유럽 4개 도시(프랑스 파리·독일 프랑크푸르트·이탈리아 로마·스페인 바르셀로나) 여객 노선에 취항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 |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중론인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월 18일부터 주 3회 일정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노선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를 경유한다. 반면 인천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은 직항이다. 출·도착 노선 모두 A330-300 기종이 투입된다.
문제는 A330-300으로 EC가 요구한 4개 노선을 운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종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km다. 운항 시간으로 환산하면 10~11시간 수준으로 시드니, 동유럽 같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적절하다. 하지만 유럽 배분 노선의 핵심인 파리, 로마 노선의 비행시간은 13~14시간 소요된다. 업계에서 티웨이항공이 현재 보유한 항공기로 유럽 4개 노선을 취항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기재를 도입하는 것 역시 어려움이 따른다. 엔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항공기 발주가 빗발쳐 항공사들의 신규 기재 도입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이를 이유로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6월까지 장거리용 기재를 도입하는 것은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티웨이항공의 현실적인 유럽 취항 방법은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재를 이관받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운항을 위해 A330-200 항공기 5대와 운항승무원 인력 100여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항공사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20년 크로아티아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긴 했지만 여전히 운항 경험은 없다. 동유럽 운수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유럽 4개 노선 취항 항공사로 낙점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이관 후 일정 시점에 티웨이항공이 운항하는 조건이라면 처음부터 티웨이항공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티웨이항공 외에도 모든 항공사가 동일한 환경인데 다른 항공사 입장에선 이관 역시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파리공항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합병 승인 이후 유럽 노선 취항을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기업결합 심사 승인은 나지 않았지만 신규 채용 시 최소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추후 해당 지역 노선 취항을 대비해 사전에 직원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