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게임을 직접 하지 않고 스트리밍 방송으로 즐기는 '보는 게임' 시장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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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트리밍 플랫폼 1위 트위치가 다음달 국내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로 양분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부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스트리밍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했으며 기존에 탄탄히 쌓아온 게임 커뮤니티를 한층 더 강화하는 측면에서 '치지직'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산업 자체가 '실시간성'에 주목해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의 소통을 편리하게 지원하고 있어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프리카TV는 2006년부터 국내에서 스트리밍 시장을 개척해 온 1호 플랫폼으로 꼽힌다. 최근 아프리카TV는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도 20년 가까이 유지하던 서비스명을 'SOOP(숲)'으로 변경했다. 방송인을 지칭하는 용어인 BJ도 스트리머라는 용어로 대체되며, 별풍선이라는 용어도 대체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정하고자 올해 2분기 해외에 먼저 '숲'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해당 시장의 확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2023년 116억9000만 달러(약 15조3431억 원)에서 2028년 182억2000만 달러(약 23조7023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유명 스트리머가 참여할 경우 서비스의 인기를 높이며 수익과도 직결되는 이점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게임사들도 자체 게임 홍보에 스트리머나 유튜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트리밍 시장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이유는 크리에이터 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익숙해진 현대 사회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실제로 직접 플레이하지 못하더라도 방송을 보며 게임을 즐기고, 좋아하는 스트리머와 소통하는 이용자층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2023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의 72.9%가 게임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 빈도로 보면 거의 매일(일주일에 6∼7일)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20.8%에 달해 '일주일에 4∼5일'(8.6%), '일주일에 2∼3일'(15.2%)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보는 게임이 대세인 이유는 현재 게임 주 이용자층이 어린 나이부터 유튜브 등 동영상 노출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에 자연스럽게 게임도 영상 시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 웹툰이나 웹소설 등 디지털콘텐츠의 향유자이기도 해 여러 콘텐츠들을 골고루 접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게임플레이 시간이 줄어든 대신, 다른 게이머의 스트리밍이나 녹화영상을 다시 보려는 성향이 늘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젊은 게임 세대들은 효율적인 선택을 원하기 때문에 일단 검증된 게임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하다"라며 "내가 먼저 직접 게임을 선택해서 플레이하는 것 보다 나와 성향이 비슷한 다른 게이머(인플루언서)의 게임 영상을 구독하면서 검증된 게임을 선택을 하거나 대리 만족을 얻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재홍 숭실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의 문화형태가 보면서 즐기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게임은 승리와 패자의 양상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스토리를 즐기는, 영화를 보는 듯한 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한다. 직접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문화에 게임도 편승되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yuni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