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아성 못 넘은 트위치..."틈 비집고 못들어갔다"
아마존, 11번가와 전략적 제휴→韓진출..."트위치 존재 희미"
[서울=뉴스핌] 김지나 조수빈 기자 =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글로벌 인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위치 측은 한국 사업 철수 배경에 대해 "과도한 망 사용료 부담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트위치가 토종 스트리밍 플랫폼 아성을 뛰어넘지 못 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6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을 통해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위치 측은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면서 "대부분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방송하는 댄 클랜시 트위치 CEO. [자료=트위치 캡처] |
트위치는 2015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서비스 시작에 앞서 트위치는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됐는데, 인수 당시 트위치는 미국에서 넷플릭스, 구글, 애플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인터넷 트래픽을 기록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기업이었다. 이에 트위치 인수전에서 아마존과 구글이 맞붙었고, 결국 아마존이 9억70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에 트위치를 인수했다.
이후 아마존은 한국 시장에서 트위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직원을 늘리는 한편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은 방송 진행자를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강력한 토종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란 벽을 무너뜨리긴 역부족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다르게 한국에는 아프리카TV란 강력한 토종 플랫폼이 있고, 트위치 입장에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을 것"이라며 "트위치가 한국시장 철수 이유로 말하는 과도한 망사용료는 많아봐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해 한국 비즈니스 실패에 대한 핑계에 불과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프리카TV는 실적은 2020년 1966억원에서 2022년 3150억원으로 60% 늘었고, 영업이익은 504억원에서 824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이외에도 트위치를 인수한 아마존이 2020년 국내 온라인 유통 플랫폼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 역시 트위치 한국 시장 철수에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함께 운영하는 것과 같이 아마존 역시 트위치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진출시킨 후 쇼핑을 붙이려는 전략을 짰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아마존이 한국에 유통플랫폼 11번가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며 트위치의 존재가 희미해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로 업계에선 아프리카TV와 새롭게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아프리카TV 주가는 하루만에 29.91% 급등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오픈베타 서비스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 트위치 철수가 서비스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다"면서 "분명한 점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수익원이 잘리게 된 상황에,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우리나라엔 대안 플랫폼들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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