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건강, 작년 A2우유 매출 7배..."새 라인업 준비"
"비싸도 잘팔리네"...연세유업·서울우유 도전장
전체 우유 매출은 1조원대로 뚝...유업계 경쟁 격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국내 우유 시장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A2우유'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A2우유는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로 일반 우유 대비 소화불편감이 낮은 프리미엄급 우유다.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귀하게 키우려는 부모세대가 늘면서 우유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세우유에 이어 서울우유도 A2우유에 도전장을 내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건강생활이 수입·판매하는 '뉴오리진 a2밀크'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뉴오리진 a2밀크'는 이른바 A2젖소에서 얻은 우유로 유한건강생활이 호주기업 A2 밀크컴퍼니와 손잡고 2018년부터 국내 시장에 론칭한 제품이다.
유한생활건강이 제시한 A2우유(왼쪽)와 일반우유(오른쪽)의 색상 비교. 업체 측은 초지방목해 생산한 우유의 색깔이 일반 흰 우유 대비 노란빛을 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전미옥 기자] |
A2우유는 A2단백질을 보유한 젖소에서 얻은 우유를 말한다. 모유와 유사한 구조를 갖춰 일반 우유 대비 소화흡수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반면 일반 우유에는 A1단백질과 A2단백질이 모두 들어있다. 과거 젖소는 A2단백질만 갖고 태어났지만 집단사육을 거치면서 A1단백질을 가진 젖소가 나타나면서 A1·A2단백질 우유가 섞이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호주의 A2 밀크 컴퍼니가 2003년 세계 최초로 A2단백질 유전자를 감별해 생산한 것이 'A2우유'의 시작이다.
과거 국내에서 A2우유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앞서 2008년 당시 롯데푸드가 a2우유를 수입·판매에 나서기도 했지만 판매 저조로 중단한 바 있다. A2우유는 소화흡수력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격이 일반 우유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맘카페 등에서 '배앓이 없는 우유'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우유 수요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임에도 프리미엄급 A2우유 인기는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관련해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소매점 기준 국내 우유시장 총 매출액은 2020년 2조4652억원, 2021년 2조1841억원, 2022년 2조1765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9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하며 1조원대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저출산 추세 속에서 떠오른 골드키즈(Gold Kids) 트렌드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출산율 감소로 전체 우유 소비는 줄었지만 적게 낳아 귀하게 키우려는 부모세대가 늘면서 고급 우유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국내 주요 유업체들도 속속 A2우유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연세유업은 지난해 10월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인기를 끌며 대표 제품으로 부상했다.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도 올 상반기 중 A2우유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 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 4건의 관련 상표권 등록하며 A2우유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서울우유는 국내에서 A2젖소를 분리해 사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2우유는 사실상 기존 국내에 없다시피 했던 분야이기라 성장속도가 두드러진 것"이라며 "전체 우유 시장 규모가 줄고 그 안에서 소비자를 잡기 위한 파이 싸움은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서 시민들이 유제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핌DB] |
서울우유를 비롯한 유업체들이 A2우유에 합류하면서 관련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선두업체인 유한생활건강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과 유통망 구축 등에서 국내 업체가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한건강생활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경우 가격이나 유통 채널에 대한 파워가 있다는 점은 잘 견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A2우유 라인업을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고 초지방목과 다양한 효능 특허 등 A2 밀크 컴퍼니만의 자산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