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오리온지회, 노조 파괴 의혹 제기
"2주 만에 어용노조에 100여명 동원" 주장
2018년 이후 6년 만에 노사 갈등 재점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오리온이 새해부터 노사 갈등 이슈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오리온의 영업조직 노동조합인 민노총 소속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가 사측이 노조 탄압을 종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오리온 내 노사 갈등은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오리온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리온의 부당노동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리온지회는 사측이 노조 파괴 공작을 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본사. [사진= 오리온] |
오리온지회와 한노총 영업노조와의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앞둔 지난해 9월 관리직군 간부들이 부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노총 노조 가입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같은 해 8월 말까지만 해도 오리온지회와 한노총 영업노조 조합원 수는 각각 140여명, 60여명으로 오리온지회가 앞섰다.
그런데 9월 중순까지 단 2주 만에 109명에 달하는 신규 인원이 한노총 노조에 대거 가입하면서 180여명으로 급증, 노조 교섭권이 한노총 측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오리온지회는 일부 관리직 간부들을 중심으로 한노총 노조에 가입하라는 압박이 있었다고 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인 오리온 내 교섭권을 서로 갖기 위해 경쟁하는 노노(勞勞)갈등으로 시작됐지만 그 배후에는 사측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함대식 민노총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 사무장은 "민주노총 교섭권을 빼앗기 위해 오리온 영업 부장과 선임 과장 등 핵심 관리자들이 직원들에 전화해 조합 탈퇴와 타 조합 가입을 유도했다"라며 "부하직원에 타조합 가입을 종용하는 일부 영업부서 부장들의 녹취록 등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리온 내 노사갈등은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2017년 오리온 울산영업소 관리자 A씨가 민노총 오리온지회 소속 근로자 B씨에게 노조탈퇴 종용하고 이를 거부하자 B씨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를 단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이에 이듬해인 2018년 울산지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관리자 A씨와 오리온법인에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해당 논란으로 이경재 오리온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소환되기도 했다.
오리온지회는 이번 노조 논란과 관련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접수,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 등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노조 이슈가 올해 들어 다시 수면에 오르면서 오리온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오리온 측은 회사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회사는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