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號 10년...올해 첫 '3조 클럽' 달성하나
연매출 3조 클럽 가시권...업계 추정치 상회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장...신세계 출신 인사도 눈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이끄는 오리온이 올해 연매출 '3조 클럽' 사정권에 진입했다. 2014년 오리온에 합류해 10년째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 그는 오리온의 성장세를 가속화한 인물이다. 외부 인재 영입과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정책 등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성과로 평가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 11월 매출액은 2516억원으로 잠정 집계 됐다. 올해 1~11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6482억원이다. 연 매출 3조원까지 단 3518억원 남은 셈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오리온의 올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로 3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2조9562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런데 올 하반기 오리온이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어오면서 연매출 3조 클럽 첫 진입이 사실상 유력해진 셈이다. 연매출 3조원은 오리온으로선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 [사진=오리온] |
오리온을 최전성기 반열에 올린 허인철 부회장은 10년째 경영운전대를 잡고 있는 최장수 CEO다. 2011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과 2012년 지난해 이마트 사장을 역임한 그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4연임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외형성장을 주도했다. 2017년 사드 사태로 직격탄을 맞기도 했지만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사업 순항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오리온의 연간 매출액은 ▲2018년 1조9269억원 ▲2019년 2조233억원 ▲2020년 2조2298억원 ▲2021년 2조3594억원 ▲2022년 2조8732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재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60%를 넘는 수준이다.
내년에도 해외 생산시설 확대 등 확장 계획이 줄줄이 예정돼있다. 오리온은 지난달 중국 젤리생산라인을 증설했으며 러시아에서도 젤리 라인을 늘려 추가공급을 시작했으며 파이류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호치민 미푹과 하노이 옌퐁 공장에 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제3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생산능력을 확장해 현지 매출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순혈주의를 깬 외부인사 영입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친정인 신세계·이마트 출신 인사들을 대거 수혈해 눈길을 끈다. 현재 오리온 임원 가운데 신세계 출신 인사는 9명이다. 오리온의 핵심사업부인 해외사업과 신규사업, 재무, 인사 등 요직에 두루 포진돼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홀딩스 경영지원팀장(부사장)이자 오리온 지원본부장(부사장)을 맡고 있는 박성규 부사장은 신세계 경영전략실 재무담당 상무와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재무 상무를 역임한 인물이다. 2015년 오리온 재경부분 전무로 영입돼 현재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신규사업팀장(전무)과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석 전무도 신세계 출신이다. 그는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를 역임한 뒤 2016년 오리온에 영입됐다. 오리온이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지난해 신설한 바이오 계열사를 맡아 의약품, 소비재, 식품원료 개발 등에 매진 중이다. 한용식 해외사업 전무도 이마트 출신이다. 2015년 오리온에 입사한 한 전무는 현재 해외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인사, CSR 부문에서도 신세계 출신 인사가 포진돼있다. 김석순 인사팀장 상무는 신세계 전략실 인사팀장, 신세계푸드 인사담당 상무를 역임하고 지난 2021년부터 오리온에 입사해 인사팀장 상무로 재직 중이다. 같은 해 오리온에 영입된 홍순상 CSR 상무도 신세계센트럴시티 지원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김영훈 재경담당 상무도 신세계푸드 재무팀장을 역임한 인물로 2019년 오리온에 입사했다.
이번 2024년 정기인사에서도 신세계 출신 인사가 눈길을 끈다. 이번에 승진한 권오병 영업2팀장 상무는 이마트 출신으로 2021년 오리온에 영입됐으며 장혜진 홍보팀장 상무도 신세계인터내셔널 상무를 역임한 뒤 오리온에 신규 영입된 인물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건강한 체질 개선을 꾀한 것"라며 "출신배경보다는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