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리퍼트 테러범들 각각 징역 10년·12년
"사건 일어나면 모방범죄 가능성도↑
…처벌 강화해 범행 가능성 낮춰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외부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 동기나 상대 진영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폭력·협박 등 범죄가 연달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테러 예고 등 범행에도 보다 강경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커진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한 영장을 전날 기각했다. A씨는 지난 4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 전화해 '이번 총선에 이재명 대구 오면 작업합니다'라고 협박 전화를 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부산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2024.01.02 mironj19@newspim.com |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야당 대표에 대한 강력범죄 예고로 치안력의 공백을 초래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방문했다가 실제 흉기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60대 남성 김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왼쪽 부위를 찔려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오는 9일 김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그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정치인도 테러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4일에는 온라인상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협박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인터넷에 '한 위원장이 광주에 오면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특히 한 위원장은 장관 시절인 지난해에도 40대 남성이 집 앞에 흉기와 점화용 토치를 두고 간 사건으로부터 피해를 보기도 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총선 관련 폭력사범은 선거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에는 81명 입건에 4명만 구속됐으나, 2016년 20대 총선에선 111명 입건에 7명 구속, 2020년 21대 총선에선 244명 입건에 14명이 구속됐다.
실제 정치인을 대상으로 유명한 범죄는 선거를 앞두고 종종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6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지방선거 직전에 커터칼 습격을 당했고, 2022년에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대선 유세 과정에서 둔기로 머리를 맞은 사건이 있었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범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선거 관련 폭력행위 등 관련 범죄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수사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습격한 지충호 씨는 징역 10년을, 2015년 리퍼트 당시 주한미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씨는 징역 12년을 확정받았다. 송 전 대표를 둔기로 때려 구속기소됐던 표모 씨는 첫 재판을 사흘 앞두고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법조계는 협박 및 테러 범죄는 물론, 범행 예고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등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반 시민과의 대면 접촉이 늘어나는 만큼 테러 위험성도 커지는 것으로, 이러한 범행은 특히 계획하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피습 사건 등에서 볼 때 정치인 대상 테러 범죄는 형량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계속 양극화되고 있어 총선같은 이벤트에서 정치인을 향한 테러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런 사건이 한번 일어나면 모방범죄 가능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살인 등 범행을 예고한 사람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테러 및 모방범죄 가능성을 동시에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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