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아르헨티나에서 10일(현지시간) 극우 자유전진당 소속의 하비에르 밀레이(53)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밀레이는 연방의회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고 취임 선서를 하며 공식적으로 대통령이 됐다.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도 취임 선서를 했다.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하비에르 밀레이(53)가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선서 후 의회 계단 앞에 마련된 연단에서 취임사를 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되돌릴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의지를 압도적으로 표현했다"며 "우리는 수십 년간의 실패와 내분, 무의미한 분쟁을 묻어두고 평화와 번영, 자유와 진보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우리는 조국의 재건을 시작한다"며 "우리보다 (전 정부로부터) 더 나쁜 유산을 받은 정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하는 재정 및 수출 적자를 남겼고,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300%에 달하며, 빈곤율은 45%, 극빈층은 10%라고 설명했다.
밀레이는 정부가 조처하지 않는다면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만 500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필사적으로 싸워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돈이 없다. 긴축과 충격(조치)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GDP의 5%에 달하는 공공 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앞으로 몇 주 안에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고 알렸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열거하지 않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겪은 일들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부채를 "청소"하고 화폐 찍어내기를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취임식 행사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경축 특사로 참석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으로 극우 성향 정치인 밀레이 대통령은 중앙은행 폐쇄와 페소화 폐기 및 달러화 도입, 주요 공기업 민영화 등 과격한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여소야대 의회여서인지 밀레이는 비교적 온건한 인사들을 첫 내각에 앉혀 공약 이행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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