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중국에서 발신된 '070'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국내에 설치해 관리해 온 일당과 중국 전화금융사기(보이시피싱)조직원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강력수사대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중국 전화범죄사기조직 콜센터 팀장 A씨 등 3명을 국내로 강제 송환해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국내 모텔 등지에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 운영한 일당 20명을 검거해 이중 13명을 구속했다.
부산경찰청이 강서구 신자도를 수색해 발견한 중계기, 배터리, 타이머, 태양열 패널 [사진=부산경찰청] 2023.11.28. |
A씨 등은 중국 현지(대련 등) 6곳에 체계를 갖춘 기업형 범죄단체를 결성한 뒤 국내에 설치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통해 국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328명으로부터 150억원 상당을 재산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국내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운영 일당과 공모해 타인 명의로 개통된 유심과 휴대전화기를 공급하고, 고정형(모텔, 원룸, 땅속 등)·이동형(차량, 오토바이 등) 중계소를 운영해 왔다.
변작중계소 운영조직은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재택 알바, 서버 관리인 모집, 스마트폰 관리업무, 공유기 설치·관리, 전파품질 관리 등 고액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원룸·모텔 등에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차량 등에 싣고 다니면 고액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조직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부산 가덕도 인근 무인도(신자도)에 태양열 패널을 연결한 자가발전식 중계기를 설치하고, 인근 어민을 공범으로 포섭해 감시·관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중계소 21곳을 수색 과정에서 대포폰 180대, 대포유심 1800개, 중계기 35대 등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을 것을 요구하거나 거래실적이 필요하다며 사업자계좌 개설을 유도한 후 통장과 카드를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검찰ㆍ경찰 등 수사기관은 메신저로 공문서를 보내면서 자금검수 명목으로 현금 등을 요구하지 않으니 이러한 연락을 받으면 즉시 112로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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