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4년차지만 품질은 그대로
킬러콘텐츠 없어 체감 어려운 5G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통신업계 2위 사업자가 바뀌었다. 3분기 실적을 펼쳐보니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전체 회선에서 KT를 앞지른 것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순위 구도가 바뀐 것은 이통3사 구도가 만들어진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조수빈 산업부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이 바로 공개되면서 쐐기를 박았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1773만5022개)보다 55만7148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KT는 정부 무선 가입자 통계가 나온 직후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IoT 회선 증가를 빼면 우리가 아직 2등'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LG유플러스의 순위 역전은 실제 사람이 LG유플러스에서 휴대폰을 많이 개통한 영향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가입회선 수가 늘어난 탓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된 IoT 회선은 차량에 들어가는 관제 회선이나 수도 검침이나 한국전력 계량기 검침 등 원격관제 회선 등을 뜻한다. 대부분 기업간거래(B2B)로 이루어지는 IoT회선 증가는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KT는 이 점을 들어 "LG유플러스의 원격관제 점유율이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휴대전화 회선은 LG유플러스 대비 여전히 258만개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앞서있다"며 실질적으론 KT가 2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크게 납득하긴 어렵단 분위기다. 이날 올라온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도 대부분 '그래서 어디가 더 싸냐', '5G 는 언제 안 끊기냐'는 등의 5G 품질에 대한 비판이었다. 사물 회선의 성장 전망을 인정하면서도 KT가 IoT 회선을 놓친 점은 사실이기에 결국 KT의 패배가 맞다는 여론도 있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순위가 뒤바뀐 지난 7일 LG유플러스의 인터넷 장애까지 더해지면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은 더욱 몸집을 키웠다.
한국소비자원이 6월 전국 20세 이상 이동통신 가입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 품질 만족도는 SK텔레콤(3.50점), LG유플러스(3.24점), KT(3.19점) 순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통화 품질 만족도(3.68점)와 데이터 품질 만족도(3.35점) 모두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5G 상용화 이후 4년이 넘었다. 통신사는 5G가 여전히 품질 논란과 함께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제자리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5G의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것도 지적 사항이다. SK텔레콤은 6G 백서에서 "3G에서 LTE로 올 때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실시간 모바일 스트리밍이라는 킬러콘텐츠가 있었지만 5G는 그럴만한 킬러서비스가 없었다"고 말했다. 도심항공교통(UAM), 확장현실(XR), 메타버스 등이 5G를 실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아직 전망이 실현된 곳은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5G 과장광고로 336억원의 과징금을 통신 3사에 부여한 것도 소비자 불만을 의식해서다. 한국ESG기준원(KCGS) ESG 평가 및 등급 결과에도 공정위 과징금이 반영됐다. 통신3사의 올해 사회 영역(S) 등급은 전년 동기 대비 한 등급 떨어진 'A'다.
통신업계에서도 휴대전화 가입자 성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이기에 경쟁이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통신사에게 남은 과제는 품질 향상이다. 가입자 회선 수 경쟁에 KT와 LG유플러스가 열을 낼 것이 아니라 품질 경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때다. 통계 상 해석에 따라 달라진 순위가 억울하다면 소비자가 인정한 2위가 되면 된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