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 비만치료제 응용 연구
환자들 불편감 개선 등 장점
'제제' 개발로 승부수 띄워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국내 제약업계에 마이크로니들 제제를 적용하는 연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이 기존 주사 투여 방식에 비해 환자들의 불편감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구개발 금액이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 제약업계에 '제제'라는 틈새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내년 초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 임상 1상을 시작한다. 마이크로니들이란 머리카락의 3분의 1 두께인 바늘로, 피부에 붙여 약물을 주입한다. 마이크로니들은 기존 비만치료제의 주사제와 달리 유통 과정이나 보관에서 특장점을 가진다. 최근 삭센다, 위고비를 필두로 유행을 몰고 다니는 비만치료제 영역에서 대웅제약이 차별화 요소를 내세운 셈이다.
마이크로니들 기술. [사진=정형일 연세대학교 교수] |
비만치료제에서의 마이크로니들 제제를 연구하는 건 대웅제약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신청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동아에스티는 주빅과 마이크로니들 제형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타 인기 의약품에서도 마이크로니들이 주목받는다. JW중외제약도 지난달 테라젝아시아와 마이크로니들 탈모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탈모치료제는 차세대 블록버스터 약물로 꼽힌다. 현재 부작용을 감소하기 위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임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제제 연구는 JW중외제약이 나선 셈이다.
마이크로니들 개발은 일차적으로 의사들과 환자들의 불편감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비만치료제의 경우 환자는 매일, 복부나 허벅지에 주사를 직접 놔야 한다. 불편함은 물론 사람에 따라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이런 점을 개선할 수 있다. 또마이크로니들은 일반 주사제와 비교했을 때도 회복력이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다.
마이크로니들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로 빅파마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제' 연구가 필수인 국내 환경도 꼽힌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연구개발(R&D) 투자와 공격적인 M&A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들의 R&D 비용을 전부 합쳐도 2조원에 그친다. 해외 10대 제약사들이 각각 조 단위의 투자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은 임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제제'라는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제제는 의약품을 치료 목적에 맞게 배합하고 가공해 일정한 형태로 만드는 것 또는 그런 제품을 말한다.
마이크로니들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전망을 밝게 한다. 2019년 6억2160만달러였던 전세계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은 2030년 12억390만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마이크로니들융합연구회가 발족했다. 연구회는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산업 동향 포럼을 진행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의 해당 연구회는 산학연관을 망라한 전문가 그룹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스에 나갔을 때의 경험을 미뤄 봤을 때 몇몇 한국 기업은 제제 연구개발에서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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