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기각
"60일 심사기간 도래했다면 지연 이유 없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헌법재판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방송3법'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것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6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환경노동위원장회의장·국회의장을 상대로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을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위해 자리해 있다. 2023.10.26 mironj19@newspim.com |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던 노란봉투법·방송3법을 단독 의결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해 본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법사위는 법원행정처 차장과 법제처장 등 관계 기관 의견을 듣고 법안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려 했으나 민주당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법사위로 넘어간 법안이 논의 없이 60일간 계류될 경우 상임위 투표를 거처 본회의의 직회부할 수 있도록한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받아내 단독으로 법안을 직회부했다.
헌재는 "국회가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해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면 여기에 헌법적 원칙이 현저히 훼손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 이외의 기관이 그 판단에 개입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함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국회법 86조 3항은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데 이유가 없을 것'을 법률안에 대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기 위한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유의 유무는 법사위의 책임 없는 불가피한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심사를 하면서 60일의 기간을 도과했다면 이러한 심사지연은 그 자체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위해 자리해 있다. 2023.10.26 mironj19@newspim.com |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별개 의견을 냈다.
이들은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이유 없이'는 '60일의 기간 내에 법률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마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없이'를 의미한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특히 방송3법 직회부 절차에 대해서는 "소관 위원회인 과방위가 법률안에 대해 충실하게 심사했다고 보기 어려워 법사위가 법률안의 위헌성이나 체계정합성에 대한 심사를 계속하여야 할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노란봉투법의 경우 "법사위가 소관 위원회인 환노위에서 이미 논의한 사항을 반복하거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절차진행을 주장하면서 60일의 기간을 도과했다고 보아 법사위의 심사지연에 이유가 없다"고 봤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원청업체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교섭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두고 경제계를 중심으로 노조의 파업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 달 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석수를 앞세워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힌상태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