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하락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거듭 돌파해 일본 당국의 환시 개입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이날 새벽 일시 150.11엔을 기록한 뒤 7시 12분 기준 지난 금요일 종가인 149.84엔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0일에도 장중 한 때 150엔을 돌파했는데 시장에서는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9일 일시적으로 5%를 돌파한 것이 촉매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다른 국가 채권에 비해 미 국채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4.91% 정도로 일본 국채 수익률 0.835%와는 6배 가까이 차이나는 수준이다.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자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금요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통화 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이러한 금리 차이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같은 날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환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펀더멘털을 반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심리적으로 중요한 150엔이 거듭 뚫리면서 투자자들은 일본 당국의 개입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3일에도 달러/엔 환율은 150.16엔으로 오른 직후 147.43엔 수준까지 반락했는데, 당시에도 환율이 즉각 방향을 튼 것을 두고 개입 논란이 고조된 바 있다.
다이와증권의 이시즈키 유키오 외환전략가는 "유동성과 시장 참가자가 적은 시간대에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었다는 것은 아마도 투기 세력에 의한 움직임일 수 있다"면서 당분간은 시장 내 불안감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통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 격화, 미국채 금리 상승, 오는 10월 30~31일로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등 시장 불안을 자극할 변수들이 산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환율 변화 속도나 움직임의 배경, 또 150엔을 얼만큼 돌파하는지 여부에 따라 일본 당국의 개입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이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할 만한 요인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렉스라이브 수석 환율분석가 아담 버튼은 일본 당국 개입 가능성은 달러화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국채 금리나 주식 움직임을 감안하면 달러가 지난주 더 큰 폭으로 뛰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실제 개입이 이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