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PO 진행 과정에서 전산 오류 반복
당국 "서버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하이투자증권이 '민원 건수 1위'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형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접속자 과열로 인한 거래 지연이 반복되고 있는데, 서버 구축을 위한 전산비 투자는 늘리지 않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3분기 하이투자증권의 누적 민원 건수는 5940건으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업계 2위'인 상상인증권(640건)보다 900%가량 많은 등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10.12 stpoemseok@newspim.com |
이처럼 하이투자증권이 높은 민원 건수를 기록한 이유는 대형 IPO 진행 과정에서 접속자에 비해 거래 서버의 수용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고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제조기업 진영의 상장 주관사로 참여했는데, 당시 진영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경쟁률은 1452.49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개인 투자자의 접속 과열을 예상하지 못했고, 서버 공간을 넉넉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진영의 상장 첫날인 6월 1일, 장 시작과 동시에 약 5분간의 거래 지연이 발생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2분기와 3분기 발생한 대부분의 민원이 이날 거래 지연과 관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전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월 2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1경'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을 때, 오전 9시부터 30분간 전산 장애에 따른 거래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주관사도 하이투자증권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전산운영비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 전산운영비란 증권사 전산시스템 운용 및 관리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한다. 증권사의 거래 서버 확보에 필수적이다.
금융당국은 전산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전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증권사에 적극적 서버 확보와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전산 문제 대응에 취약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테마 조사까지 예고하면서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전산 투자에 인색하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증권사 전산운영비 현황'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하이투자증권이 전산운영비에 투자한 금액은 총 91억1553만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 지출한 비용과 하반기에 지출할 전산운영비가 비슷하다"고 밝혔는데, 이를 토대로 연간 180여억원 정도의 추정치가 나온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201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ipo종목 상장 당일 시세 데이터 폭증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데이터 사용 감소 및 회선의 대역폭 확장을 통해 수용 능력을 개선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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