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현지 건설현장 없어 영향 제한적
무력분쟁 주변국 확대시 타격...해외수주 중동 비중 34%
'중동붐' 기대했던 건설업계, 공기지연·직원안전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에 건설업계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지역에 국내 건설사의 사업장이 없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측간 갈등 양상이 주변국으로 확산할 경우 중동지역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현지 건설사 현장·지사 없어 영향 미미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발생했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건설사의 중동 사업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은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한 건설공사 발주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국내 건설사의 진출이 미미했다. 지난 2011년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이스라엘서 3428억원 규모의 발전설비 공사를 수주한 게 마지막이다. 이 사업은 이스라엘 중북부 라맛, 호바브 등에 250㎿급 천연가스발전소 3곳을 400㎿급 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하는 공사로 이미 준공된 상태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폐허가 된 가자지구 가자 도심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는 국내 건설사의 공사현장뿐 아니라 현지 법인, 지사 등이 없다. 공사 발주가 없는 데다 정파간 전쟁과 무력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해 사업을 진행하기에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에 심화하더라도 국내 건설사의 중동 지역 사업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양측 간 분쟁이 주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으로 확산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에서 '친서방'으로 꼽히던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이번 하마스 공격에 가장 큰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이미 확산 조짐이 감지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이스라엘 접경 국가인 시리아에서 다수의 포탄이 이스라엘 영토 내로 발사됐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 국가로 퍼져 국제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중동은 국내 기업의 최대 수주 지역이다. 중동 18개국에서 국내 기업들은 법인 또는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235억달러(31조4700억원)다. 이 중 34%인 80억달러(10조7100억원)를 중동에서 수주했다. 국가별 수주 규모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많고 아랍에미리트, 리비아, 카타르, 이라크, 이집트 순이다.
◆ 건설업계, 공기지연, 직원안전 예의주시
중동 정세가 악화할 경우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 목표액 350억달러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동지역의 사업 비중이 큰 데다 발주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네옴시티와 자프라 가스전 2단계 공사, 이라크 그랜드 알포항 및 15개 신도시 개발 공사 등이 하반기 이후 발주 예정인 주요 물량이다.
공사비를 제때 정산받지 못하거나 공기가 지연될 우려도 있다. 정세 불안에 자제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공사현장의 인력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기 지연의 책임이 시공사에 떠넘겨지면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해 사업 수익성이 낮아지게 된다.
대형 건설사 한 해외담당 임원은 "중동 현지 법인과 지사를 통해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지장을 받은 사업장은 아직 없다"며 "무력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할 경우 공기지연, 직원 안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