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교수 재직 시절 대형 로펌에 고액 보수를 받고 의견서를 써준 논란으로 관련 사건을 회피하겠다고 공언한 권영준 대법관이 취임 후 약 60건의 재판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권 대법관은 지난 7월19일 취임한 후 최근까지 59건의 상고심 재판을 회피 신청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 중앙홀에서 열린 서경환·권영준 대법관 취임식에서 권영준 대법관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7.19 photo@newspim.com |
박 의원은 "대법관들에게 사건이 배당되고 그중 사건을 기피하거나 회피해서 재판이 배당되지 않으면 다른 대법관분들한테 가지 않겠나"라며 "대형로펌 사건은 난이도도 상당히 많고 심리도 힘들다. (다른) 법관에게 상당한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뉴스 보도가 나올 정도로 대법원에 압박을 가해서 임명했던 권 대법관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재판 지연 원인 제공자"라며 "권 대법관이야말로 '민폐 대법관'이지 않느냐 이런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또 박 의원은 "문제는 2년 동안 '관련 로펌들 사건 회피할게요'하는 것"이라며 "본인은 약속을 지킨다고 하지만 이런 재판 지연 피해가 국민에게 가고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종합국감까지 개선 방법을 말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권 대법관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대형 로펌에 63건의 법률 의견서를 써준 대가로 18억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권 대법관은 "당사자가 기피 신청을 할 필요 없도록 제가 관련한 모든 사건에 대해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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