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구 박수영 "수도권 승리 큰 역할 해주실 것"
김병민 최고위원 "국민의힘에 호재될 정치 개혁 뉴스"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갑·3선)은 지난 7일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저의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2년 전 우리 당 인재로 영입됐는데 이제 제가 똑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새 인재에게 길을 터주고 서울에서 도전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 DB] |
하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해운대기장을에서 당선된 후 20·21대 총선에서 단일선거구로 분리된 해운대갑에서 연이어 당선된 바 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신인 정치인이 많이 들어와야 정치 혁신의 바람이 분다"며 "제가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당은 두 석을 얻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수도권 출마를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 의원의 이번 결단에 대해 여권에서는 반가운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하 의원이 내린 결단은 우리당에 앞으로 공천, 선거와 관련해 새로운 희망과 당 혁신의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태경 의원의 용기있는 서울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며 "내년 총선의 승부는 서울 수도권 승패에 달려있다. 또 그 결과에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글에서 "영남 출신인 하 의원과는 정치적 처지와 입장이 다르지만, 호남을 떠나 서울 출마를 결심한 정치인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행운을 빈다. 같이 갑시다"라고 밝혔다.
부산 남구갑이 지역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님의 큰 마음을 존경한다. 총선 승리만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임에 스스로 내려놓으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수도권 승리에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하태경 화이팅! 국민의힘 화이팅!"이라고 응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9일 하 의원의 이번 선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이틀 남은 시점 수도권을 위해 국민의힘에 변화·혁신의 바람이 일어야 된다"며 "하 의원의 판단이 없었다면 국민의힘에 호재가 될 만한 정치 개혁 뉴스가 마땅치 않았을 텐데, 서울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해 정치판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여러 의원들이 연일 칭찬과 응원의 목소리를 내놓은 것과 달리, 홍준표 대구시장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에 관해 "제 살길을 찾는 것뿐이다"라며 혹평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이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긴다고 한다. 좋아 보인다'고 하자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권유도 있었겠지만, 부산에 남아 있으면 공천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하 의원이 차선책으로 수도권 출마를 택한 것이기에 크게 의미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하 의원의 서울 출마가 당내 중진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을 불 붙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윤상현·안철수 등 수도권 중진 의원들은 영남 일색인 당 지도부를 향해 수도권 출마를 여러 차례 주문하기도 했다.
총선 전 당 혁신 주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 의원의 선언 이후로 여야 중진들의 험지 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