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기대 유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가격이 26일(현지 시각)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에 더해 인공지능(AI) 확산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결과다.
최근 몇 주간 소프트웨어 종목은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AI가 컴퓨터 기반 일자리를 대거 대체하고 소비를 위축시켜, 나아가 글로벌 경제를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경계심도 확산되고 있다.
이날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3.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16%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014%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30년물 수익률도 2.8bp 내린 4.666%로 1주일 넘는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 역시 2.7bp 하락한 3.444%로 내려왔다.

위즈덤트리의 케빈 플래너건 채권 전략 책임자는 "AI가 특정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의가 늘고 있다"며 "고객들 역시 의도치 않은 산업 충격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최근 일부 거시 지표가 양호했고, 연방준비제도(Fed) 의사록 역시 금리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며 "10년물 수익률이 4% 이하로 안착하기에는 거시 환경이 충분히 우호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리스크도 채권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란은 제네바에서 핵 분쟁을 둘러싼 간접 회담을 열었다. 중재국 오만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 속에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 시플리 에버코어 ISI 전략가는 "이란과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440억 달러 규모 7년물 국채 입찰은 대체로 무난했다. 발행 수익률은 3.790%로 예상 수준에 부합했고, 응찰률은 2.50배로 최근 평균(2.46배)을 소폭 웃돌았다. 입찰 이후 7년물 수익률은 3.772%까지 하락하며 6개월래 저점 부근으로 내려왔다.
수익률 곡선은 소폭 평탄화됐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57.9bp에서 56~57bp 수준으로 축소됐다. 최근 12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곡선이 평탄화되며, 한때 10거래일 연속 격차 축소라는 2015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는 1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인 이후 연내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약 55bp, 즉 25bp씩 두 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첫 인하는 7월이나 9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000건으로 예상치를 밑돌며 노동시장 안정세를 재확인했다.
외환시장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4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경제 지표에 근거해 판단하겠다고 밝히자 달러 대비 156.15엔으로 소폭 반등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추가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에도, 시장은 데이터 의존적 통화정책 기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97.79로 소폭 상승했고, 유로/달러는 1.1796달러로 유로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파운드화는 영국 내 정치 불확실성 속에 0.52%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 시장에서 6.842위안으로 3년 만의 강세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시간 27일 오전 7시 3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0.32% 오른 14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TD증권은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예외적 수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견조한 글로벌 성장과 낮은 금리 환경은 위험자산에는 긍정적이지만 달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2.01% 하락한 6만7554달러를 기록했다. AI 충격과 중동 리스크, 관세 변수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경계 속 조정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