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줄파업'...항공사들 실적 줄하향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날로 오르는 임금과 유가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각) CNBC는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는 노조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당장 항공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GM 노조원이 파업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9.15 kwonjiun@newspim.com |
◆ "임금 올려라" 노동자들 줄파업
코넬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파업 건수는 최소 230건이며, 32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과 근로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미국 최대 배송업체인 UPS는 직원들의 시급을 최소 7.5달러(약 1만원)인상하고, 시간제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7달러(약 2만2500원)에서 21달러(약 2만8000원)로 올리는 노사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UPS 정규직 근로자의 복지혜택 포함 평균 급여는 연 14만5000달러(약 1억9400만원)에서 17만달러(약 2억2800만원)로 오르게 됐다.
그보다 앞서 6월에는 근로자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보잉의 공급업체 스피릿에어로시스템이 임금 상승 등 근로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 여름에는 미국 작가조합 1만1500명이 임금 인상과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지금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업이 이어져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 중이다.
자동차 업체들도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빅3 업체에서 동시 파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빅3가 동시 파업에 들어간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로, 향후 4년간 최소 40% 임금 인상, 전기차 생산 확산 과정서 기존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 대책 등 UAW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결과다.
아메리칸항공 항공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9.15 kwonjiun@newspim.com |
◆ 고유가까지 겹쳐 항공사들 '곡소리'
임금 인상에 더해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특히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항공사협회(Airlines for America)는 지난 12일 기준 주요 공항에서의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평균 3.42달러로 2개월 전보다 38%가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실적 하향 소식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알래스카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실적 전망치를 낮춘데 이어 전날에는 아메리칸 항공이 전망치를 하향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연료비 상승과 조종사 임금 인상 합의 등으로 인해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20~30센트 정도일 것 같다며 종전 전망치 상단 95센트에서 대폭 낮아진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조종사들 임금을 즉각 21% 인상하고 4년 계약기간에 걸쳐 제공되는 복지혜택 규모도 46% 늘리기로 한 합의로 2억3000만달러(약 3052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NBC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크게 늘긴 했지만 일부 항공사들은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프론티어 항공의 경우도 최근 몇 주 사이 평균 이하로 줄어든 매출 때문에 3분기 조정 손실을 경고하기도 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