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정연두 "관람객 거시적 관점과 만나야 예술이 된다"

기사입력 : 2023년09월14일 18:58

최종수정 : 2023년09월15일 09:24

20세기 초 멕시코 한인 이주 서사에 주목
한국·멕시코 잇는 식물·사람 백년 여행기 주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연두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매해 현대자동차가 국내 중진 작가 한명(팀)을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에 올해 작가로 선정됐다. 지난 6일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정연두-백년 여행기'를 개막해 내년 2월2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4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정연두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전시에는 신작 '백년 여행기'와 '상상곡', '세대 초상', '날의 벽' 4점과 '백년 여행기-프롤로그'(2022) 총 5점을 출품했다. 이 작품들은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설치작이다. 전시명인 '백년 여행기'는 1905년 영국 상선 일포드호를 타고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 유카탄주의 수도 메리다에 도착한 백여 년 전의 한인 이주기를 의미한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정연두(54) 작가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마주했다. 내로라할 만한 국제적인 비엔날레와 미술관, 갤러리 전시를 두루 섭렵한 정연두는 전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지만, 대중에게 '정연두'는 '이름'에 먼저 시선이 가는 작가다. 싱그러운 빛깔이 연상되는 이름. 이름의 뜻에 대해 물으니 정 작가는 "그럴 연(然)에 클두(斗)에요. 북두칠성 쓸 때 쓰는 '두'입니다. 연은 돌림자고요"라고 답했다.

'큰 사람이 되어라'라는 이름처럼 집안에선 누구나 인정할 만한 인물이 나오길 기대했을 거다. 더욱이 한의사이자 약사 일을 겸한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일로 대를 잇기를 바랐을 것이고, 더욱이 아들은 이과생이었기 때문에 미술 작가의 꿈을 갖고 있을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분필에 조각을 하면서 미술에 흥미를 느낀 정 작가. 이과생이었던 아들은 예대 진학의 뜻을 아버지께 밝혔고, 돌아온 것은 재떨이였다.

"아버지께선 지난해 돌아가셨는데, 제가 고2 때 미대에 가겠다고 말씀드리니 재떨이를 던지시더라고요. 잘 피했어요(웃음). 이과 공부를 하다말고 미대에 가겠다고 하니 집안이 아주 발칵 뒤집혔죠. 그래도 어머니께서 몰래 미술 학원도 보내주셨어요. 아버지께서는 제 미술 활동에 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나이 들어 아버지 댁에 가보니 제 전시에 대한 스크랩을 해놓은신 걸 어머니께서 보여주신적이 있어요. 저를 인정해주신 거죠. 제 전시는 안 보러 오신 줄 알았는데, 둘째날 항상 오셨다 하더라고요."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작품 '세대추상'은 마주 보는 구조로 설치된 5m 높이의 2개 채널 영상이다. 멕시코 이주 한인 2~5세들로 연령은 1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다. 작가가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멕시코를 세 번 방문하면서 만난 여섯 가구와 한인후손들의 일상을 담았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1초당 500프레임 이상으로 편집돼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느껴진다. 영상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관객은 영상 설치작품의 구조상 어쩔수 없이 사적인 관계에 개입하게 된다. 그들의 관계와 사정을 유추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순간을 마주한다. 작가는 작품이 관람객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 비로소 '예술'이라고 했다.

"관람객은 어쩔 수 없이 동선상 사적인 관계에 낄 수밖에 없어요. 엄마와 딸의 영상이 나오는 부분에서 보면, 딸이 엄마의 흉내 내는 순간과 엄마가 딸의 모습을 흉내내는 장면이 시간적으로 살짝 어긋나요. 전시 큐레이터 선생님은 이민 세대간 이어지는 세월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석했지만, 작가로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와 아버지가 굉장히 닮아있는 모습이 있다는 것을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어요. 예전엔 아버지에 대한 반항감 같은게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생기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한인의 피가 섞인 이주민들도요.  타인(관람객)의 사적인 관계에 들어와 있다할지라도 그들이(영상속 멕시코 이주민 후손들) 남들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고요."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이번 전시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백년초의 이주 설화에서 출발했다. 이 설화는 200여년 전 선인장 씨앗이 멕시코에서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밀려와 머나먼, 낯선 땅 제주도에 뿌리내렸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백년초'의 '이식'은 멕시코로 이주해 불합리한 노동 계약으로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며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린 한인 이주민들의 정착기와 닮았다고 해석했다. 먼 거리를 지나 새로운 거세 정착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고 여러 사정과 사연이 담긴 지독한 세월에 대한 이야기는 '예술'을 통해 다수와 공감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사실 백년초 씨앗이 날려 옮겨왔다는 등 다양한 설이 있어요. 한가지 재밌는 건 존재한다는 것이죠. 다른 곳에 뿌리를 내린다는건 대단히 힘든 일이면서 그 동시에 그 뿌리를 내리는 자체의 힘의 심리는 느낄 수 있죠. 사람이든 식물이든 낯선 의외의 장소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줄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죠."

작가는 정 반대의 것을 일상적인 이야기로 풀어내 관람객에 공감을 이끌어내는 남다른 감각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주와 정착, 세대간 차이, 한민족과 이국성, 식민주의의 상징인 '설탕'을 전 세계 농기구인 마체테 오브제를 만드는 등 관계 없는 것들을 묶고 연관성을 찾고 관계성을 맺는 작업을 한다. '예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정 작가는 설명했다. 그가 이러한 작업에 집중하게 된 건 지난해 9개월간 제주에서 진행한 레지던스 생활하며 만난 어르신과 대화에서 '낯섬 사이의 관계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지난해 2월부터 9개월간 제주도에 아티스트 레지던시 생활을 하면서 사탕수수를 키워보고 싶은 욕구에 제주 서남쪽 폐교의 온실에서 사탕수수를 키웠어요. 당시 동네 어르신이 사탕수수에 어떻게 물을 주고 키워야 하는지 관심을 보여줬고 미크로네시아와 폴리네시아의 차이, 시인 이상이 일본에서 쓴 편지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눴는데 이국적이고 낯선 것들 사이의 연관관계, 상상력의 고리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했죠. 다음으로 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구 반대편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면 내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멕시코에서 자라는 열대 식물들인 무륜주와 에네켄, 노팔 선인장 등을 형상화화 오브제 설치와 더불어 LED 단채널 영상과 3채널의 공연 영상으로 구성된 4채널 영상 설치 작품 '백년 여행기'(2023)은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은 작품 중 하나다. 대형LED 채널에는 멕시코 한인 이민사와 관련한 기록들이, 나머지 3개 영상은 한국의 판소리와 일본의 기다유 분라쿠, 멕시코의 마리아치 영상이 나오는데 이 공연 영상은 LED 영상의 서사에 맞게 교차된다. 리드미컬한 영상의 움직임은 거대한 뮤지컬 무대를 보는듯하다. 보는 자체로 재미가 있는 다채널 영상 작품은 죽음과 상실을 선회환 이주의 굴곡진 여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주민들의 생생한 기록은 오감을 자극한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한인 이주사에 대한 기록 영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저게 하나의 코레오그래픽 된 영상과 음악 작업으로 보는 이들도 있어요. 장면 구성 요소에 무용 동작처럼 공연 영상이 편집되기 때문에 이주 서사의 강도가 가볍게 느껴질 거라 생각해요. 가수들이 서로 자신의 순서인듯 압도하는 화면과 영상의 템포도 이야기 전달방식으로 쓰였고 주제의 무거움을 훨씬 덜어줬다고 생각해요. 제가 멕시코에 갈 때마다 자극을 받은게 있는데 이주민들이 꼭 챙기는 날이 광복절, 삼일절 행사더라고요. 멕시코 이주민의 이야기는 일본의 이야기를 빼놓고 할 수가 없어요. 제가 기다유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음악적인 것도 좋아하지만 한편으론 한국과 멕시코의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의 역사적 배경이 같이 있어야 그 중간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는 예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작가는 "전시 이후에 작가가 목적을 갖고 작품을 만드는 건 우습다고 생각한다"며 "예술가의 미시적인 관점과 관람객의 거시적인 관점이 만나 예술이 된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최대한 주관적이고 미시적이지만 거시적인 이야기를 관객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작품은 어떻든 최대한 주관적이고 미시적이죠. 하지만 관람객과 만나면 거시적인 관점을 갖게돼요. 그러니 관람객이 예술 작품에 공감하고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거죠. 작가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작업이에요."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연두 설치미술가 가 11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인 전시장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과 인터뷰를 가졌다. 2023.09.011 leemario@newspim.com

정연두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마틴 칼리지에서 조소과를 수료했다. 런던대학교 골드 스미스 칼리지에서 미술석사를 받았다. 2001년 첫 개인전 이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광주 비엔날레, 상하이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등에서 작품을 선보인바 있으며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8년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2007)를 소장한 것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시애틀 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 등에 그의 주요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89hklee@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형식 재판관, 尹탄핵사건 주심 배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정형식(63·사법연수원 17기) 헌법재판관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할 주심으로 정해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을 정 재판관에게 배당했다. 주심 재판관은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등 변론 전반을 이끈다. 헌법 재판의 주심은 무작위 추첨으로 배당된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를 앞두고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2024.12.16 leemario@newspim.com 정 재판관은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후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수원고법 부장판사 지냈으며, 대전고법원장 등으로 재직하던 중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헌법재판관으로 일하고 있다. 헌법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물인 정 재판관은 현재 헌법재판관 중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윤 대통령 사건을 접수한 이후 이날 첫 재판관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미선·정형식 재판관이 변론기일 전 쟁점과 증거 사항을 관장하는 수명 재판관을 맡기로 했다. 아울러 헌재는 10명 남짓의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심리에 나설 계획이다. hyun9@newspim.com 2024-12-16 17:30
사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남은 과정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소속되면서 18년 동안 회사의 상징으로 분류됐던 '윙(날개)' 모양 마크도 지워지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은 2026년 12월인 만큼 2년 동안 새 브랜드와 로고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편들이 이착륙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최종 승인을 받은 대한항공 측은 마지막 남은 기업결합 심사국인 미국 법무부에 승인 내용을 보고하고 올해 안으로 합병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항공기에 표시된 KUMHO ASIANA GROUP(금호아시아나그룹) 영문 표기와 윙(날개) 로고 지우기 작업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자회사 편입이 확정됨에 따라 실시하는 조치"라며 "금일부터 영업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항공기 동체 윙 도장 제거작업 실시하고 추후 사업장 내외부에서도 단계적으로 윙 제거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조치가 상표권 사용료 지급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 이후 2006년 초까지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형상화한 CI를 사용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은 2006년 2월 윙을 형상화한 CI를 도입하며 브랜드 로고를 바꿨다. 이에 윙 마크에 대한 소유권은 금호산업이 갖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한 지붕 가족이 됐는데 대한항공 입장에선 굳이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부터 대한항공 자회사로 공식 편입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을 투자, 신주 약 1억3157만주(지분율 63.9%)를 취득해서다. 대한항공은 약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독립 운영하며 CI 교체, 내부 통합 등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대한항공은 이날 일부 임원을 아시아나항공으로 파견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조성배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전무), 강두석 인력관리본부장(전무), 조영 정비품질부 상무, 서상훈 재무 컨트롤러 상무, 박종만 여객기획부 상무 등 임원급 5명과 부장급 3명, 총 8명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회사 편입 업무 개시를 위해 주요 부문 임원급 파견인사를 우선 시행했다"며 "주요 부분에 업무 파악, 계획 위해서 주요 부문 임원급으로 최소한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 이후 아시아나항공 대표도 선임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2년 동안 독립 체제로 운영한 뒤 2026년 12월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난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국내 항공산업 변화로 마일리지와 편의시설 사용 등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항목을 아래에 정리했다. - 아시아나 사명은 계속 유지되나요? ▲ 일단 향후 2년 동안 아시아나항공 사명은 유지된다. 항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 10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 유력하다. 대한항공은 2년 후 동계 시즌부터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계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후 항공사명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소속으로 편입되며 별도의 사명 변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새로운 로고·유니폼 탄생하나? ▲ 그럴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2022년 특허청에 청색과 홍색이 있는 현재 태극마그 로고 대신 청색의 선으로 연결돼있는 새로운 태극마크 로고를 상표 출원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위해 로고를 바꿀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내부에서 CI 작업, 유니폼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통합 후에 마일리지는? ▲ 아직 양사 마일리지 합병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 절차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6개월 안에 구체적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기간 각 사의 사업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객들에게 있어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하겠다"며 "공정위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권 구매로 발생한 마일리지는 1:1 교환, 항공권 구매 외 방식으로 적립된 마일리지는 1:0.7의 비율로 교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다. 일례로 사용 금액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한 신용카드는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 항공권 가격 인상 가능성은? ▲ 대한항공은 항공권 가격이 인상될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합병 완료 시점부터 10년간 2019년 평균 운임 대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다른 항공사가 해당 노선에 신규 진입해 경쟁 제한성이 해소될 경우 10년 이내라도 규제는 해제된다. 대한항공 측은 "항공 시장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으로 일방적인 운임 인상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행태적 시정조치에도 향후 10년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항공 동맹이 다릅니다. 어떻게 정리되나요?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속한 항공 동맹이 각각 다르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다. 일단 독립 운영되는 2년 동안은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후엔 국적 항공사가 가입한 항공 동맹은 '스카이팀'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은 어떻게? ▲ 양측 모두 라운지 통합 시점은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하반기 제2여객터미널로 이동이 계획돼 있다. 다만, 독립 운영되는 기간에는 별도의 라운지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운지는 같은 항공 동맹 소속 다른 항공사 이용객도 함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시스템 구축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라운지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나항공 인력 구조조정 여부는? ▲ 대한항공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증가할 사업량에 따라 인력 소요도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일부 중복 인력도 필요 부문으로 재배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두 회사 합병으로 자회사 LCC들은? ▲ 자회사들도 통합 LCC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절차가 남았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3사는 각 사의 중복 노선을 협의해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한다. 물론 한진그룹 차원에서 합병을 미리 진행하면서 각 LCC들의 경쟁 제한성 우려도 진행했다. 하지만, 그룹 내 3개의 계열사를 다시 합치는 과정이라 해외 심사가 절차상으로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형식적인 과정으로 특이 사항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C 3사는 조만간 중복노선 파악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변화는? ▲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으로 파견될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조성배 전무, 강두석 전무, 조영 상무, 서상훈 상무, 박종만 상무 등 임원진을 포함해 총 8명이다.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대표 선임도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가 거론된다.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aykim@newspim.com 2024-12-13 16: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