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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각 언어로 탄생 '정연두-백년 여행기'…20세기 초 멕시코 한인 이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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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백년 여행기' 6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개최
서로 무관한 존재 연결…이주와 이국성에 주목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54) 작가가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국 이주민들의 삶을 조명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백년 여행기'를 6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의 주요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2014년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주인공은 정연두 작가다. 그는 1998년 이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기억과 재현, 현실과 이미지, 거대 서사와 개별 서사의 역설적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퍼포먼스와 연출 중심의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조명을 받았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연두 작가 2023.09.05 89hklee@newspim.com

전시 제목인 '백년 여행기'는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디아스포라에 주목,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40여일의 항해 끝에 멕시코 유카탄 주의 수도 메리다에 도착한 백여 년 전 한인 이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멕시코를 방문하며 한인 이민 후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을 멕시코로 이끈 결정적 동인인 유카탄의 에네켄 농장을 방문해 이민자의 시간과 경험을 공유했다.

서울관의 열린 공간인 '서울박스'에 사운드 설치작 '상상곡'이 나왔다. 이 작품은 붉은색 열매와 이국적인 식물 이파리가 천장에 매달린 형태로 소리의 반사를 막는 흡음재로 만들어졌다. 오브제 안에는 초지향성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역으로 변환한 초음파 소리가 재생되고 있다.

고음과 저음의 소리 층을 배경으로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귓가에 맴도는 듯한 속삼임을 듣게 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2023년 한국에 와 살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다. 오늘 가장 힘들었던 일, 그리운 사람, 희망과 꿈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헝가리어, 텔루구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답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백년 여행기-프롤로그' 2023.09.05 89hklee@newspim.com

선인장이 피어난 작은 무대 작품(45x60cm, 53x70cm, 40x42cm)인 '백년 여행기-프롤로그'는 백년초의 이주 설화를 배경에 뒀다. 이 설화는 200여년 전 선인장 씨앗이 멕시코에서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밀려와 머나먼 낯선 땅 제주도에 뿌리내렸다는 이야기다. 백년초는 백년에 한번 꽃이 핀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멕시코에서는 노팔 선인장으로 불린다. 지난해 작가는 제주도의 한 레지던시에 9개월간 머물며 백년초 마을을 방문했고 이를 기점으로 멕시코 한인 이주자들의 사정을 들여다보게 됐다.

이번 전시는 정 작가의 매체를 다루는 남다른 솜씨가 느껴져 주목된다. 멕시코 이주자들의 삶과 그들의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와중에 매체를 능숙하게 다루는 정 작가의 노련함이 메시지를 증폭시킨다. 전시 작품 수는 다섯개지만, 관람객에게 미칠 영향력은 막강하다.

시선을 단박에 끄는 열매 형태의 거대한 오브제와 귓속에 대고 속삭이는 듯한 사운드 작품인 '상상곡', 지금이라도 연극의 한마당이 펼쳐질 듯한 무대가 기대되는 '백년 여행기-프롤로그', 2개의 마주한 대형 화면에서 펼쳐지는 이민 세대 가족의 모습을 느린 움직임으로 담아내 저절로 그들의 관계를 관찰하게 되는 영상 작품 '세대초상', 그리고 설탕으로 농기구(마체테) 모양의 오브제 등을 제작한 거대한 '날의 벽'도 흥미롭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세대초상' 2023.09.05 89hklee@newspim.com

특히 전시의 제목이자 4채널 영상 설치작품 '백년 여행기'는 이번 전시의 백미다. 멕시코에서 자라는 열대 식물들인 무륜주와 에네켄, 노팔 선인장 등을 형상화한 오브제 설치 감상과 더불어 관람객은 빈백에 누워 1개의 LED 채널과 3개의 작은 다채널을 감상하면 된다.

LED 단 채널에는 멕시코 한인 이민사와 관련된 기록을 기반으로 한다. 1905년 멕시코를 향해 가던 배에서 태어난 최병덕(1905~85)의 '교포역설'(1973), 이민 2세인 마리아 빅토리아리 가르시아(1907~95) 할머니의 굴곡진 인생이야기, 황성신문의 이민자 모집 광고, 그리고 멕시코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황보영주(1895~1959)의 시 '나의 길'(1912) 등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백년 여행기' 전시 전경 2023.09.05 89hklee@newspim.com

다큐멘터리적 요소의 단채널 영상과 리드미컬하게 교체 상영되는 3개의 공연 영상은 작가가 직접 연출한 한국의 판소리와 일본의 기다유 부날쿠, 그리고 멕시코 마리아치의 공연을 기록한 작품이다. 이주의 굴곡진 여정, 불연속의 정체성, 이국의 낮과 밤 등 다큐멘터리적인 영상이 화면 가득 펼쳐지고, 음악적 운율에 맞춰 이동하는 3개의 영상의 움직임 그 자체가 미학적으로 다가온다.

전시 기간 중에는 대담, 공연, 학술토론 등 다양한 전시 연계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서경식 교수(도쿄경제대학 현대법학부)와 함께 디아스포라에 대해 대담을 나누며 신작 '백년 여행기'를 구성하는 판소리와 기다유 연주자가 전시장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학예연구사와 진행하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보다 심층적인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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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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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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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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