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업계 '빅2' 도미노피자·피자헛, 나란히 수익성↓
치킨·햄버거에 견주던 피자시장, 꾸준히 하락세
냉동피자에도 밀려..."가격 저항 때문" 분석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빅2'로 꼽히는 도미노피자와 피자헛이 나란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여럿이 나눠먹는 일반 피자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간편식 냉동 피자 시장이 성장하면서 프랜차이즈 피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1위인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93.1%나 감소했다. 업계 2위인 피자헛도 수익성 하락을 면치 못했다. 피자헛은 지난해 매출액이 1020억원으로 5.6% 늘었다. 다만 2억5612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 이후 영업이익이 지속 줄다 결국 적자 전환한 것이다.
그 외 피자업체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파파존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도 같은 기간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사진=픽사베이] |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은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장 규모가 꾸준히 줄다 최근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햄버거, 치킨과 더불어 대표 외식 메뉴로 손꼽히던 피자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서다. 외식 프랜차이즈 선두주자로 올라선 치킨업계와 최근 트렌디한 메뉴로 떠오르면서 업계 경쟁이 벌어지는 햄버거시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적 하락 요인 중 하나는 1인 가구의 증가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여럿이 나눠먹는 대용량의 일반 피자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프랜차이즈 피자의 높은 가격대도 한몫한다. 라지(L) 사이즈 피자 한 판에 3~4만원에 달하는 다소 높은 가격이 소비자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의 빈 자리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가성비 피자와 식품업체들이 내놓는 냉동피자가 대신하고 있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업체들이 고전하는 동안 저가 피자 시장에는 기존 외식업체들이 속속 뛰어들며 조용히 성장하는 추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3월 노브랜드피자를 론칭하고 가맹사업에 나섰으며 맘스터치도 '맘스피자'를 앞세워 가성비 피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또한 지난해 '빽보이피자'를 선보였다. 모두 1~2만원대 저가피자인 점이 공통점이다.
간편식 냉동 피자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냉동피자 시장 연간 규모는 1267억원으로 2년 전보다 31.1% 커졌다. 특히 2019년 이후 식품업계에서 냉동피자 경쟁이 붙으면서 냉동피자 품질이 전문점 수준으로 상향평준화됐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냉동피자를 경험한 사례가 늘면서 소비규모 또한 시장에 안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피자 프랜차이즈업계의 위기가 '소비자 가격 저항'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맛이나 품질을 떠나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넘어서는 순간 수요가 급감한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원가부담이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피자업계 사례를 보면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