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안된 상태서 목표 정한 것처럼 임단협 진행"
행동 나서는 노조, "회사, 협상 의지 전혀 안 보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포스코가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파업이 가까워지자 김학동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신뢰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김 부회장은 4일 오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포스코의 고객사가 국내 1000여개, 해외 2400여개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파업 시 생산 차질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사진 제공=포스코홀딩스]2023.02.20 dedanhi@newspim.com |
김 부회장은 "50년에 걸쳐 고객의 신뢰를 쌓아온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아픈 취약점이기도 하다"라며 "공급 차질 시 계약 종료 제품과 납기 지연 제품이 많아 막대한 패널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부회장은 "포스코는 자원도 기술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포스코로 성장한 원동력은 노사 안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임단협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를 정해놓은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임단협 흐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도 말했다.
최근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8일 노사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는 2023년 임단협과 관련해 기본급 13.1% 인상과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 제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약 120개의 임단협 관련 요구안 중에서 사측이 후순위 5건만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핵심인 기본급 인상과 자사주 등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6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소집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도 치를 계획이다. 포스코 노조는 7일에는 포항제철소 앞 도로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하고 파업 체제로 넘어간다.
포스코 사측은 파업 위기와 관련해 "회사는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회사와 근로자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김학동 부회장의 이메일 이후에도 사측은 전혀 기본급과 임금성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않다"라며 "우리는 투쟁이라는 단어를 싫어해 '투쟁'이라는 단어를 '소통'으로 바꿀 정도의 사람들인데 회사가 협상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무조건 파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절차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