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길위의 중국] <7> 평화와 화해, 데탕트의 술 금문고량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전쟁이 빚어낸 풍요'양안 화합 건배주 각광
대만 시진핑 선물로, 中 브릭스 만찬주 화답
국공내전서 잉태한 술, 양안 경협 파수꾼 자처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황금 빛깔의 누런 수수 이삭이 뜨거운 태양 아래 영글어 간다. 전쟁의 폐허속에 사막처럼 버려진 땅은 천혜의 옥토로 변했고 황량했던 대지는 찬란한 빛을 뿜어낸다.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붉은 흙 먼지가 자욱하던 황무지 진먼(金門,금문도)현을 정열의 땅, 풍요의 파라다이스로 만들었다. 금문도의 명물 금문고량주(金門高粱)의 기원과 번영은 대만 금문도에 관한 한편의 서사시다.

대만 금문도는 중국 본토 샤먼에서 배로 불과 10킬로미터도 채 안되는 거리다. 우리로 말하면 백령도나 연평도 같은 초접경 지역인데 군시설이나 병사들이 눈에 띄지않아서 그런지 이렇다할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금문도에서는 대륙과 위챗같은 모바일 SNS도 허용된다. 금문 고량주와 금문도 포탄 식칼 광고판, 선거 유세 간판, 파룬궁 선전 차량이 문뜩 문뜩 이곳이 대만 땅임을 상기시켜준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막 발생했지만 당시 누구도 그 위력을 가늠하지 못했던 2020년 1월 9일. 뉴스핌 기자는 중국 샤먼 우통(五通) 부두에서 요금 154위안 하는 여객선을 타고 30분만에 대만 땅 금문도로 건너갔다. 1월 11일 대만 총통선거 취재차 타이베이로 가는 길에 우회해 양안 초 접경지 표정을 스케치하고 대만의 대표 백주 금문고량주 공장을 둘러보는 출장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푸젠성 샤먼의 코앞에 있는 대만 땅 금문도의 명물인 금문도 포탄 칼 기념품 가게가 위챗과 즈푸바오 은련카드 등 중국  결제 수단을 활용해 영업을 하고 있다.  2020년 1월 뉴스핌 촬영.   2023.08.31 chk@newspim.com

2020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는 일찌감치 승자가 가려진 승부였다. 선거 전문가들은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국민당 후보를 20% 이상 격차로 따돌리고 압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금문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 섬의 표심은 대륙과의 교류와 경협을 원하는 국민당을 향하고 있지만 대세를 뒤짚는 것은 불가항력이다"고 말했다. 선거는 김이 빠졌다.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의 관심도 선거 보다는 자연스레 대만의 간판격 백주, 금문 고량주로 옮겨졌다.

중국서 부터 위챗으로 연락을 취해온 금문도 택시 기사 첸(千) 여사는 금문도 수이터우(水头) 부두 인근 버스정류장 가까운 곳에서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첸여사가 모는 택시를 타고 10여 분 쯤 달리자 목적지인 금문 고량주 주창(酒廠,양조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첸 여사는 이곳이 대만 진먼현((金門縣, 금문현)의 서북쪽이라고 했는데, 기자가 얼른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상세 주소를 들여다보니 진닝샹 타오위안루 1호(金寧鄉 桃園路 1號)라고 적혀있었다. 공장 정문 왼쪽에는 금문 고량주 병을 모형으로 한 거대한 공장 마스코트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는다. 공장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인근에 들큰한 누룩 발효 냄새가 진동하며 코끝을 자극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대만 금문도에 있는 금문고량주 공장 구내 공원에 금문고량주 병 모양을 한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3.08.31 chk@newspim.com

금문 고량주는 국공 내전중에 세상에 나왔다. 본토에서 패퇴한 장개석의 국민당 군대는 금문도에 배수진을 쳤다. 대만의 호국 영웅 후롄(胡璉) 장군은 10만의 병사를 이끌고 마오쩌둥의 인민해방군과 싸워 승리를 거뒀다. 후롄장군이 금문도를 지키지 못했다면 오늘의 대만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전쟁 당시 후롄 장군은 금문도가 수수 재배를 위한 최적지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술을 빚기 위해 농민들에게 가오량(高粱,수수)을 재배하게 했고, 1종 보급품인 쌀을 주고 농민들로 부터 수수를 거둬들였다. 금문도 농민들은 쌀밥을 먹게 됐고 병사들은 고량주를 마실수 있어 사기가 올라갔다.

양안에 전쟁의 기운이 팽배했던 1952년 금문도엔 주룽장(九龍江, 금문고량주 전신) 양조장이 세워졌다. 전투 당시 군대가 설립한 금문 고량주는 지금도 100% 지분이 금문현 소유인 공기업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종업원도 90% 이상이 현지 주민들이다. 수수가 자람에 따라 먼지가 날리던 황토 사막은 푸른 농토, '붉은 수수밭'으로 모습을 바꿨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전쟁은 금문도에 풍요를 가져왔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대만 금문도 관광지 쥐광루에 대만의 후롄 장군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후롄 장군은 국민당 장개석 휘하에서 싸워 금문도를 지켜난 대만의 명장이다. 그는 중국 항일 투쟁의 영웅으로서 국민당은 물론 공산당으로 부터도 칭송을 받았다.    2023.08.31 chk@newspim.com

금문고량주는 전쟁의 산물이지만 한편으론 양안간 화해와 교류 협력의 상징주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만의 최전방인 금문도에는 포성이 잦아든 이후에도 계속 군사적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국공간 대화 노력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도 했다. 어쩌다 열린 양안 주요 지도자 회담에서 금문고량주는 양안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화합의 촉매제가 됐다.

한국 애주가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금문고량주는 대만의 국가대표급 백주다. 금문고량주는 지난 2015년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싱가포르에서 국공간 역사적인 회동을 했을 때도 널리 화제가 됐다. 당시 회담 만찬주는 대륙을 대표하는 술 구이저우 마오타이였지만, 대만은 베이징으로 귀경하는 시진핑 주석의 행랑에 1990년 산 금문고량주를 챙겨 보냈다. '시·마(習·馬, 시진핑과 마잉주) 회견'덕분에 금문 고량주는 양안 화해의 술이라는 영광의 '레테르'를 얻게 됐다.

이후 시진핑 주석은 대만 금문고량주를 중국 공산당의 외교주로 활용했다. 시·마 회견 2년 뒤인 2017년 9월 중국은 대만 금문도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푸젠성 샤먼에서 브릭스 서밋을 열었다. 중국 당국은 이때 금문 고량주(진먼 가오량주)를 회담 만찬주로 올려놓고 평화를 위한 건배를 했다. 신냉전 시기가 도래하기 전 금문고량주는 한동안 양안(중국과 대만) 화합의 상징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대만 금문도 공항 면세점에 중고급 금문고량주가 전시돼 있다. 중급 이상의 금문고량주는 우리 돈으로 15만원 이상에 팔린다.    2023.08.31 chk@newspim.com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사진
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