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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민 개혁의 성공조건

기사입력 : 2023년08월11일 17:03

최종수정 : 2023년08월11일 17:03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

지난 7월 15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제주포럼 강연이 화제다. 30년간 이민정책 현장을 경험한 필자에게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한동훈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임기 시작부터 이민정책에 파격적 발언을 연속으로 쏟아내었는데, 이번 제주 발언은 그 결정체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이민 개혁을 선언했고, 이는 국가경영의 틀을 확 바꿀 수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 다툴 정도로 민감한 이슈다.

법무부 장관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이민 개혁을 들고나온 배경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저출산과 초고령사회에 직면한 작금의 인구위기가 그 배경이다. 한동훈 장관은 취임 초 법무부 산하에 이민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이민청 설치를 공언했으나,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로 재외동포청이 먼저 설립되었다.

정부조직법은 정권 초기에 윤곽이 나오는데 일단 첫 번째 기회를 재외동포청에 넘겨버렸다. 아쉬운 대목이다. 현 상태에서 이민정책 전담조직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 추가 개편은 최소한 차기 국회 또는 차기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한국이민 대표행정사).

이민청이 이민 개혁을 위한 첫 단추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역량을 조직구성에만 집중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위중하다. 그래서 한동훈 장관은 이민 개혁을 들고 나왔고, 숙련기능인력(E-7-4) 확대 발표로 첫 포문을 열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처방으로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체류를 확대하는 것에 이해는 가지만, 이미 국내에서 잘 훈련되고 적응한 유학생 등을 우선 활용하지 않고, 저임금, 저학력, 단기 순환 목적의 외국인 근로자(E-9)와 그 가족을 이민수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민정책에 새로운 부담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대통령도 킬러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력 통합관리 TF를 만들어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사람'을 공급해라 했다. 그런데 산업현장의 애로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우선 먹기 좋은 곶감인 고용허가제 근로자를 활용하려고 하는데, 이는 사회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후일 이민자와 국민의 갈등으로 엄청난 후과를 가져올 것이다.

고용허가제는 이민 선진국에서는 낡은 유물로 전락한 제도이고, 무단이탈과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퇴출 대상임에도 우리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까지 고용허가제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민 개혁까지 주장하는 법무부의 실무부서는 복지부동이다. 이처럼 장관의 의지와 별개로 손발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관계부처의 비협조도 있지만, 더 핵심적인 문제는 법무부 내 이민정책의 실질적 담당 부서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소극적인 자세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구변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등 부족 인력에 대한 공급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재외동포의 출신국 간 차별은 개선되지 않았다.

재입국을 약속한 자진 출국자에 대한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고, 재외공관의 불합리한 비자발급 절차에 개입하지 못하고, 불법체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대안 없는 무리한 실적 위주의 단속으로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유학생의 취업비자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가운데 아르바이트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야간 수업을 금지하고, 일선 기관의 민원혼잡도는 극에 달해 일반비자 연장에 수개월, 국적신청은 2년이나 걸리는 등등 곳곳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현장의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는 넘쳐나는데 체류질서 확립만 공허하게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이민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조직과 충분한 예산·인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하지만, 농지개혁을 조봉암 장관에게 맡겨서 성공했듯이 모든 정책의 핵심은 인사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정부의 이민정책 실패는 인사실패로 인한 것임을 복기할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에서는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내세워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민변 출신의 본부장이 임명되었는데, 관습과 관례인 본부장의 임기 2년을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윗분들 입맛에만 맞는 생색내기 정책만 추진하다 사고를 당했다.

지금의 본부장도 임기 2년이 지났는데 후속 인사가 없고, 심지어 이민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부조직인 이민정책연구원과 한국이민재단의 수장 자리는 몇 개월째 공석으로 두고 있다. 인사에 정치가 개입하면 공무원은 복지안동만 한다. 법무부 장관의 이민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적재적소의 인재를 골라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다.

김도균 교수는 법무부 이민정보과장, 출입국심사과장, 주칭다오총영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영사,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장,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제주한라대학 특임교수, 행정사법인 한국이민 대표 행정사, 통일문화연구원 연구실장으로 활동하는 이민정책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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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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