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인천항만공사, 과연 도급인인가

기사입력 : 2023년07월25일 11:08

최종수정 : 2023년07월25일 11:09

임영섭 재단법인 피플 미래일터연구원장

지난 6월 7일 인천지방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항만공사(항만공사)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3년 전 인천항 갑문 보수공사 중에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발주자의 대표'에게 물은 것이다. 그간 도급인의 대표를 처벌한 사례조차 극히 드물었던 점에서 대단히 획기적인 판결이다.

2020년 6월 3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갑문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 이 공사는 항만공사가 발주하고 민간업체가 수주해 시공했다. 검찰은 항만공사가 원도급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전 사장을 안전대 부착설비 미설치와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미작성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한다. 다만, 건설공사발주자는 제외한다."라고 정하면서,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정의한다. 항만공사는 발주자로서 도급인이 아니지만,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다면 도급인의 지위를 갖게 된다. 즉, 항만공사가 갑문 보수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는지가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임영섭 재단법인 피플 미래일터연구원장.

재판부가 항만공사가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다고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해당 갑문을 유지·보수하는 업무는 항만공사의 핵심적·본질적 사업인 점 △재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하여 재난안전실 그리고 갑문관리실이 조직되어 있는 점 △보수공사에 관련한 업무보고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서면 형태로 작성한 점 △수급인이 위험 작업시 항만공사 승인을 받아 작업을 한 사실 △안전관련 회의 및 공정 협의회에 항만공사의 직원들도 참여한 사실 △보수공사 감독일지를 작성하고 수급업체의 보수공사 공정률을 점검한 사실 △준공까지의 전 과정을 기획하고, 공정관리계획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사실 △수급인의 안전교육 이행 여부를 확인한 사실 등이다.

시공은 공사를 '시행'하는 행위로서 공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자재와 장비를 조달하여, 소정의 품질을 확보하면서 건설물을 완성하는 행위이다. 위에서 든 근거에서 이러한 행위들을 찾기 어렵다. 설령 항만공사가 '시공'이라 할 수 있는 행위를 일부 하였다손 치더라도 과연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판결문에 나타난 행위만으로는 그렇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고용부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는 자신의 주도하에 건설공사를 시공하는 자로서 자체사업으로 건설공사를 총괄·관리하며 시공하는 자(자기공사자)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20.1.16.)에 따른 도급시 산업재해예방 운영지침).

자기공사자는 발주자이면서 시공자인 자이다. 스스로 아파트를 지어 파는 건설회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과연 항만공사가 자격, 조직과 경험 등에서 시공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는지 살폈어야 했다.

나아가 이 사건 관련하여 항만공사가 행한 행위는 발주자로서 행하는 본연의 업무라고 판단된다. 건설기술진흥법은 "발주청은 건설공사의 품질 및 현장의 안전 등 건설공사를 관리하기 위하여 공사감독자를 선임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감독자가 "설계변경, 공기연장 등 주요사항 발생시 발주청으로부터 검토·지시가 있을 경우 현지확인 및 검토·보고, 공사관계자 회의 등에 참석, 발주청의 지시사항 전달 및 공사 수행상 문제점 파악·보고,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에 관한 지도를 해야 한다."라고 정한다.

항만공사는 법이 정하는 발주청으로서 행위를 한 것이다(재난안전실과 갑문관리실도 시공이 아니라 감독이나 관리에 필요한 조직으로 보인다). 이를 소홀히 하였다면 오히려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발주자에게 기본안전보건대장의 작성,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계상 등 별도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발주자는 발주자로서, 도급인은 도급인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두 주체 간 역할의 중복은 오히려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지고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발주자가 자기의 지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는데, 이를 도급인의 책임을 지우는 근거로 삼는다면 판결의 의도와는 다르게 소극적인 태도를 조장할 수 있다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임영섭 원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산업안전과장, 근로자보호과장 등 주로 산업안전보건 업무에 종사했다. 임 신임 원장은 독일 노무관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등을 지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공직을 마쳤다.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공동대표 △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전) 호서대학교 교수△전) 산업안전보건공단 기획이사 △전) 고용노동부 건설안전추진반장, 산업안전과장, 근로자건강보호과장, 주독일 노무관,부산고용센터 소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고위공무원) △저서: 안전보건 101-현장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이해와 실무, 산업안전보건관리비101 △유튜브 채널 '사이다안전' 운영.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