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0조 펑크…하반기 작년만큼 걷혀도 44조 결손
상반기 법인세 17조↓…작년 실적 악화+과한 중간예납
12월 결산법인 8월 법인세 중간예납…정부 "불안 요인"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올 상반기 국세수입이 작년 동기 대비 40조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에도 세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 법인세 중간예납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지금의 경기 흐름으로 볼 때 세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올 하반기에 국세가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연간 세수 결손 규모가 4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 올 상반기 국세수입 178조5000억원…작년 대비 39조7000억원↓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조7000억원 감소했다. 진도율은 44.6%로, 2000년 이후 가장 낮다.
작년 상반기 국세수입은 218조3000억원, 진도율은 55.1%였다. 작년 총 국세수입이 395조9000억원이므로 작년 하반기에 걷힌 국세는 177조6000억원이 된다.
정부는 올해 국세가 총 400조5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 하반기에 국세가 작년 하반기만큼 들어온다고 해도 세수 결손은 44조4000억원에 이르게 된다(그래프 참고).
올 상반기 국세수입이 부진한 것은 기업 실적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법인세는 46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8000억원 줄었다. 작년 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다 작년에 올해 법인세를 미리 내는 중간예납 세금이 많았던 탓이다.
하반기에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가 얼마나 될지가 관심사다. 12월 결산법인은 오는 8월까지 법인세 중간예납을 신고·납부해야 한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내야 할 법인세의 일부를 중간에 납부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50%를 납부하거나 상반기 사업실적을 결산해 신고·납부할 수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중간예납 대상 법인은 약 51만8000여개로 지난해 51만5000여개보다 3000여개 증가했다.
◆ 기재부 "세수환경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나아…법인세 위험 요인"
기재부는 하반기가 상반기에 비해 세수 환경이 좋을 것으로 보면서도 법인세 중간예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서 대비되는 기준 자체가 나쁘지 않다"면서 "올해와 작년 모두 세수가 '상고하저'인데, 작년이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세가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몰리는 '상고하저' 흐름이 올해가 작년보다 약할 것이라는 의미로, 올해 세수 상황을 작년과 비교할 때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다소 낫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3.08.11 dream78@newspim.com |
정 실장은 그러면서도 법인세 중간예납이 하반기 세수의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의 작년 실적과 올해 상반기 실적이 법인세 중간예납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반도체는 부진했고 회복 속도도 느린 상황으로, 여러 업종이 혼재돼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실적이 불확실한 데다 정부가 지난해 법인세를 과표구간별로 1%포인트씩 낮춘 효과가 하반기 법인세 중간예납에 일부 반영되기 때문에 법인세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실적과 같은 후행지표는 발표가 나야 알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법인세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 양도소득세가 증가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하반기에 세수를 드라마틱하게 늘릴 요인은 현재로선 잘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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