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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탓하더니"…공정위, 의결서 늑장교부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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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변협 제재 결정 3~4개월 지나 의결서 발송
중기부, 공정위 의결서 기다리다 이제야 의무고발요청 검토
공정위 중요사건 의결서 늑장 발송 관행…기업들도 불만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의무고발요청권 행사가 늦어지는데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지만 막상 문제의 원인은 공정위의 '의결서 늑장 교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뒷북 고발', '묻지마식 고발'을 막겠다며 올 초 중기부와 관련 업무협약(MOU)을 개정했지만 정작 중요 사건의 의무고발요청을 지체하게 한 책임이 공정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 '택시 콜 몰아주기', '로톡' 사건 의결서 나오기까지 3~4개월

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택시콜 몰아주기' 혐의로 200억원대 과징금만 부과받은 카카오모빌리티와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대한 의무고발요청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가 끝난 지 각각 4개월, 3개월여만이다.

의무고발요청이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 대해 감사원, 중기부, 조달청, 검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반드시 검찰에 고발하도록 한 제도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4월 25일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3.04.27 dream78@newspim.com

공정위는 올 초 중기부과 협의해 의무고발요청 기한을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중기부가 뒤늦게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중기부는 앞서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 관련 기업 중 미래에셋자산운용(과징금 6억400만원)과 미래에셋생명보험(과징금 5억5700만원)을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 결정을 발표한 뒤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7월 고발요청했다.

또한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C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한 사건에 대해서도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11월에야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렇게만 보면 중기부가 '늑장 고발요청'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기부가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송달받은 후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와 의무고발요청권을 가진 기관이 설정한 의무고발요청 기한도 의결서 송달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공정위는 네이버부동산 관련 심의를 지난 2020년 7월에 마치고도 의결서는 6개월이 훨씬 지난 2021년 1월에야 내놨다. 기존 업무협약에 따를 때 중기부는 공정위 의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하면 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중기부가 너무 늦게 고발요청을 한다며 불만을 제기하는데, 중요 사건의 경우 공정위 의결서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의결서를 받고도 내부 검토를 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 전원회의 합의 후 6개월 지나 의결서 송달…중요사건 늑장 관행

공정위 고시에 따르면 의결서는 전원회의 합의 후 35일(과징금 확정을 위한 자료제출을 요구한 경우 70일) 이내에 작성해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 예외적으로 주심위원의 허락을 받아 작성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 사건 의결서 작성이 늦어지는 게 관행이 됐다.

공정위 의결서는 현재 심판관리관실 내 3개과에서 24명의 직원이 나눠 처리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모든 사건의 의결서가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러 개 사건을 한꺼번에 처리하다보면 기한 내에 마무리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의결서 작성이 늦어지는 게 단순히 인력 부족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 분야 한 전문가는 "공정위가 법원에 가서 다툴 것까지 생각해서 의결서를 꼼꼼히 작성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획정, 경제분석, 과징금 산정 등 살펴봐야 할 것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피심인 기업과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의결서 작성 과정에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지만 중기부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공정위가 사전에 중기부 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하면 기업 측에서 반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위 의결서가 늦어지면 기업들의 소송 절차도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공정위는 의결서도 쓰기 전에 전원회의 합의 내용을 언론에 발표한다. 제재 대상 기업들은 그 사이 실추된 이미지를 소송을 통해 만회하려고 하는데, 의결서 발송이 늦어지면서 소송 제기 시점마저 밀리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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