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수술 필수인력 유지...일부 진료 연기
병원 측, 필수의료인력 투입 및 비상 상황실 운영
[서울=뉴스핌] 사건팀 =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진료 대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지 않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의료 차질도 발생하는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의료기관에서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을 주장하며 13일부터 이날까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경희대병원·고려대안암병원·고려대구로병원·이대목동병원·한양대병원, 경기 아주대병원·한림대성심병원 등 전국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지난 2004년 이후 19년만이다.
파업 이틀째인 14일 오전 고대구로병원에는 입원 환자 뿐 아니라 진료를 보러 온 환자들이 몰리면서 간호사와 의사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검진 장소에는 환자들이 파업 여부를 확인하고 파업에 참여한 병원을 찾지 않다보니 평소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 적힌 현수막들이 놓여져 있다. 2023.07.14 krawjp@newspim.com |
80대 어머니 검진을 위해 함께 병원을 온 50대 임모 씨는 "오늘이 파업인지 몰랐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좀 적어서 크게 불편한건 없다"면서 "평상시면 채혈실에 20명 정도 대기하고 있는데 오늘은 많아야 1~2명 정도인데 사람들이 파업 이야기 듣고 일부러 이곳을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약사 등 보건의료 직역 종사자들이 주로 참여하고 의사,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인력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아 응급의료센터 등에서 의료 공백은 크게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고대구로병원 응급센터는 이날도 정상 운영되고 있었으며 방에서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간호사들이 긴급 처치를 하고 있었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는 "예약은 대부분 다 받았고 일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술들만 취소했다"면서 "수술이 취소된 것 빼고는 평상시랑 똑같이 진행되고 있고 응급실이나 수술장은 파업 참여 안하고 필수의료인력 투입되고 있으며 일부에는 대체 인력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수납 창구에서 일부만 환자들의 수납 업무를 맡고 있다. 2023.07.14 krawjp@newspim.com |
비슷한 시각에 찾은 국립중앙의료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 진료 부문은 정상 운영되고 있으나 수납과 예약 창구에 직원 공백이 있고 일부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병원 직원들이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우선 예약 여부를 확인한 뒤 사전 예약자는 각 분과로 안내했으며 예약되지 않은 환자는 수납창구로 안내하고 있었다.
안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강모(72) 씨는 "입구에서부터 직원들이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안내해주긴 했는데 창구에 직원이 별로 없다 보니 시간이 평소보다 더 걸린 것 같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말고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병원 현장에서는 진료나 수술 등이 연기돼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고 파업 전에 일부 환자들에게는 퇴원을 권유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딸의 소아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이모(31)씨는 "딸아이가 고열이 나서 얼른 수액을 맞아야 하는데 진료 예약이 안돼 2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면서 "예약환자를 먼저 봐준 뒤에 우리 순번이 돌아온다고 하는데 오늘 진료가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빗길에 넘어져 다쳐서 병원을 찾은 최모(52) 씨는 "예약 환자 먼저 치료한다고 해서 실제 진료 받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면서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 다른 병원을 찾아가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60대 간병인은 "파업 전부터 우회적으로 환자들에게 통원치료가 낫지 않냐며 퇴원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지금 우리 과에 입원 환자 50% 가량이 빠졌다"면서 "병원이 한산한데 우리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일이 없어지는만큼 짧고 굵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번 파업과 관련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파업에 참여한 한 병원의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래진료나 입원퇴원에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응 계획을 계속 수립하면서 상시 비상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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