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의료파업 참여하는 서울권 대학병원 가보니
병원마다 참여 인원과 대처 방안 등 매우 달라
2일차부터 참여하는 곳도 있어 추후 지켜봐야 할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오늘은 진료가 많이 어렵습니다. 보시다시피 의료 총파업 중이라 인력이 부족해요"
13일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대규모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이에 참여한 일부 서울권 대학병원에서 의료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1시께 한양대병원은 병원 입구부터 '실질임금 인상하라'는 푯말과 '전 조합원 총단결로 파업 투쟁 승리하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비인후과 접수처에 앉아있던 한 간호사는 '오늘 진료가 가능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대로 진료를 보려면 다른 의원을 가셔야 한다"며 "파업 첫날이라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경희대의료원이 파업으로 인해 진료를 하지 않으면서 대기실이 텅 비어있다. 2023.07.13 dosong@newspim.com |
오후 4시께 방문한 경희대 의료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몇몇 입원환자들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람이 없고 조용한 상태였다. 파업으로 인해 비뇨기과와 소화기내과 등 비응급 과는 아예 진료하지 않는 상태였다.
접수처 직원은 "오늘 소화기내과 등 몇몇 과들은 예약만 진행하고 접수는 안 받는다"며 "파업 1일 차라 그렇다"고 설명했다.
대기 환자에는 투석 때문에 매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도 있었다. 김복규(78) 할아버지는 "병원 분위기가 많이 조용하고 휑하다"라며 '진료에 불편한 건 없느냐'는 질문에 "보통 투석 받으면 4시간이 걸리는데 오늘은 간호사들이 더 적어서 진료 체크도 자주 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날씨가 궃어 시위를 안 나가는데 내일부터 시위를 나간다는 말을 간호사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에 참여하면서도 이와는 상반된 분위기의 병원들도 있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대목동병원이 많은 환자들로 가득 차 있다. 2023.07.13 whalsry94@newspim.com |
오후 2시께 방문한 고려대안암병원은 앞선 한양대, 경희대 의료원과는 달리 다수의 환자가 병원 안팎을 오가고 응급팀도 정상 운영 중이었다. 대기실에는 4,50명 가량의 환자가 앉아있었다.
김종륜(75) 할머니는 "심장 수술을 받아서 6개월에 한 번씩 이 병원을 방문한다"며 '파업'에 대해 묻는 말에 "나한테 파업은 그냥 티비 속에만 나오는 것 같다. 전과 전혀 분위기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다리를 다쳐 병원을 방문한 박동혁(21) 환자 또한 "몸이 불편한 것 빼고 병원 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씨는 "솔직히 불안하긴 하다. 뼈가 상한 상황이라 수술이 시급해 교수님이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수술을 하라고 하셨는데 만약 파업으로 인해 수술을 못하면 불가피하게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그러면 돈도 날리고 몸도 다치게 될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후 3시께 방문한 이대목동병원 또한 병원 외부부터 많은 환자들이 오가고 내부에도 대기 환자가 꽉 차는 등 별도로 파업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았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오늘은 간부들과 대의원들만 파업에 참여하고 저희는 지금 진료가 다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추후 잇따른 파업 등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은 상태다. 홍보팀장은 "단계별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참여할지는 모르는 상태"라고 설명했고 경희대 또한 2일차인 다음 날부터 암병동도 본격적인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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