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원희룡 장관을 위한 변명 그리고 아쉬움(ft.분당선)

기사입력 : 2023년07월09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7월09일 07:14

'완행열차' 분당선·3호선 노선 변경 '정치적 배경'…민원이라도 민의 반영
원희룡 장관 '서울-양평' 백지화 선언 급발진 의외
정치공세에 직권 행사임에도 양평 '숙원사업' 저버린 결과
'정치인' 보단 '장관'으로서 담대함 보여줬어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땅값과 집값은 흔히들 입지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도로와 철도 노선 등 교통 인프라가 어떻게 생기냐에 따라 해당 소유자의 재산적 가치가 180도 달라져서다. 아무리 시골지역의 맹지라 하더라도 금싸라기 땅이 되고, 전철이나 GTX의 역세권 수혜 아파트가 하루아침에 수억 원이 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교통 신설 노선 계획이 발표라도 되면 민원이 폭증하게 된다. 고속도로나 고속국도에 나들목 설치를, 철도에는 역사 설치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친다. 대선과 총선 정국에 들어서게 되면 표심을 얻기 위한 이 같은 공약이 남발하게 되는 이유다.

수인·분당선, 즉 분당선 노선이 애초 신설될 때 분당신도시와 강남을 잇는 간선 광역철도의 기능을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2003년 9월 연장된 수서와 선릉을 잇는 구간이 직선화되지 못한데다, 역간 거리가 짧아 광역철도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완행열차' 노선으로 깔리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 분당에서 출퇴근하는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거셌다. 분당선 일부 구간이 기형적으로 깔리게 된 데는 서울 도시철도인 3호선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역을 경유토록한 정치권의 입김 때문이었다.

3호선은 노선 계획 당시 구룡역과 개포동역을 지나도록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 후보시절 은마아파트를 경우하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도곡 - 구룡 - 개포동 - 대청'에서 '대치역 - 학여울역 - 대청역'으로 계획이 바뀌게 됐다. 결국 역을 빼앗기게 된 개포동 주민들을 달래 줄 노선이 분당선이었던 것이다. 판교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민자로 건설된 신분당선 또한 판교 교통수요 흡수를 위한 노선이긴 하나 분당주민을 위한 그런 대체 노선도 된 것이다.

노선의 변경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단, 권력 중심에 있는 특정인 또 특정집단의 사익을 위한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울-양평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은 그런 의혹 제기로부터 촉발됐다. 당초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노선이 변경된 것을 두고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더니, 결국 주무부처 수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으로 치달았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을 이런 경우를 두고 하던 말이었나 싶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SNS에 올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국토부 자료.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SNS 켑쳐]

노선 변경을 두고 논란은 여전하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미 정치적 공방과 정치적 행위로 묻힐 가능성이 높다.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치쟁점화하면서 원 장관의 탄핵과 국정조사 공세를 펼치고 있다.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의 '급발진'은 사실 의외였다. 이 같은 사달이 나기 지난 3일, 국토부기자단 간담회에선 변경 노선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원 장관은 이날 "강상면 노선 변경이 실무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밀어붙일 이유가 뭐가 있겠냐"면서 강행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를) 백지화하는 것을 의미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하면 정무적 판단을 내리겠다"며 이 때까지만 해도 백지화 의지는 읽혀지지 않았다. 그 다음 날에도 방송 인터뷰에서 야당의 정치적 공세를 맹비난하면서도 특혜 의혹을 부인하는 해명에 집중했던 원 장관은 결국 백지화 선언을 해 버렸다. 국책 도로 개발 사업이 예타 조사를 통과한 뒤 아예 백지화되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파장이 커지고 특히 양평지역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대통령실이 수습에 나서는 형국이지만 원 장관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원 장관의 입장에선 거듭된 해명에도 야당의 거듭된 의혹제기와 언론의 후속보도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더욱 증폭되자 감정이 앞서 나온 결과일 수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치공학적 셈법이라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국토부를 출입하고 매달 원 장관과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통해온 기자로선 정치인 출신이라 하더라도 노선 변경을 두고 상식적으로 '정치적 특혜'를 줬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정쟁의 도구로 삼기 위한 가짜뉴스 공격을 했다고 하더라도 원 장관의 폭탄발언은 '선을 넘었다'고 비판을 받는 점은 있다.

양평지역과 주민들의 15년 숙원사업을 법이나 절차적으로 충분한 상의 없이 너무 단칼에 장관으로서의 직권을 행사 해버린 점이다. 하루 아침에 정쟁에 의해 날려버린 이들의 심정이 어떨지 원 장관이 심사숙고했는지 묻고 싶다.

정치적 공세가 계속되더라도 종점 계획안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담긴 자료를 공개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들은 원 장관을 '정치인'보단 장관다운 담대함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dbman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