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10번 출구 앞 '버거거리' 형성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5분 거리 집합
누가 제일 맛있나...韓시장 성패가 강남역서 결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서울 강남역이 버거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이 속속 강남역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쉐이크쉑도 내달 1호점을 강남역 앞으로 이전한다. 이 부근에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들도 자리잡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내달 1호점인 강남점을 기존 신논현역 근처에서 강남역 앞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앞에서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취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파이브가이즈 베이컨 치즈버거와 프라이, 쉐이크.[사진=노연경 기자] |
쉐이크쉑은 지난 2016년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버거 브랜드다.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와 더불어 미국 3대 버거로 유명한 쉐이크쉑은 1호점 오픈 당시 오픈런 사태를 빚으며 버거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 쉐이크쉑 1호점이 이전하는 새 부지는 강남역 10번 출구 앞이다. 해당 건물의 옆 블록 에는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직접 들여온 '파이브가이즈' 1호점이 위치해있다.
지난달 26일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는 오픈 후 1주일간 버거 1만5000개를 판매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하루에 2000개 이상, 시간당 최대 200여개를 판매한 셈이다. 파이브가이즈 개점 첫날 오전에만 700명 이상 모여든데 이어 현재도 버거를 맛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브가이즈 입점 건물을 지나면 bhc그룹이 들여온 버거브랜드 '슈퍼두퍼'가 위치해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시작된 프리미엄 버거브랜드 슈퍼두퍼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상륙했다. 슈퍼두퍼 또한 오픈 2주 만에 버거 메뉴 약 2만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신논현역으로 향하는 강남대로 거리에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글로벌 버거 브랜드 3사가 나란히 위치해있는 셈이다.
bhc 슈퍼두퍼 강남점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이 버거를 들고 있다. [사진=bhc] |
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기존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집합해있다. 또 지난해 12월 국내 재상륙한 파파이스도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중소형 또는 개인 버거 브랜드까지 합치면 강남역 일대에만 수십여개 버거 브랜드가 모여있다.
내로라하는 버거 브랜드들이 강남역 부근에 집합해 '버거거리'를 형성한 가운데 브랜드간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거리를 지나는 소비자를 얼마나 자사 브랜드로 끌어오느냐가 이들 버거브랜드의 최종 목표다. 버거브랜드 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또한 현재 파이브가이즈에 모여든 오픈런 인파를 쉐이크쉑과 슈퍼두퍼가 흡수할 가능성도 높다. 세 브랜드가 5분 거리에 위치한 만큼 고객들이 각 브랜드의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맛과 품질 등에서 뒤쳐질 경우 다른 브랜드에 소비자를 뺏길 수 있다.
관련해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미국 수제버거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5월 신논현역 앞에 매장을 열며 사업을 시작했지만 불과5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매장 문을 닫고 철수 절차를 밟았다. 강남 1호점 매장을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 내 버거 시장에서의 성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트렌드가 빠른 국내 외식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햄버거 자체에 대한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버거 브랜드간 각축전이 뜨거워지면서 오히려 고객들의 피로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버거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진 것은 맞지만 문제는 언제든 버거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지금 주목받고 있는 버거 브랜드들이 모두 강남대로에서 1년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