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조력자 증빙으로 의료기관 서류 대체
나홀로 출산 유전자검사 비용 지원 등
[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출생신고가 안 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학대와 방임, 살해가 사회 논란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출생미신고 영유아의 신고율을 높이는 법안이 발의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타인의 조력에 의해서 출산하거나 10대 미혼모 등이 나홀로 출산 시 까다로운 출생신고 증명과 절차를 합리화하는 출생미신고 영유아 방지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14 leehs@newspim.com |
최근 8년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는 2236명에 달하며, 이 중 일부는 학대·방임되거나 살해되어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왔다.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출산한 경우 출생통보제를 도입하는 것 못지않게 그 밖의 출생신고 사각지대 해소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유아 출생신고는 의료기관 출산, 타인의 조력 출산, 나홀로 출산의 3가지 경우로 나뉜다. 이 중 타인의 조력에 의한 출산이나 나홀로 출산은 출생증명과 절차가 까다롭거나 합리적으로 규율되지 않아 출생신고를 하려 해도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17세 청소년인 아이 아빠가 자택에서 탯줄을 자르는 등 아이 엄마의 출산을 도왔지만 정작 주민센터에서 법원으로 가라는 안내만 들은 경우도 있고, 자택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아 출산한 지 6개월이 된 미혼모가 산전기록이 없어 출생신고를 반려당하기도 했다.
또 아무도 모르게 나홀로 출산을 했을 땐 가정법원에 친모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유전자검사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10대 미혼모의 경우 유전자검사 비용문제로 신고를 꺼리기도 한다.
이번 송석준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은 애매했던 출생신고 의무자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신고 요건을 완화했다.
기존 '부모, 동거친족 및 분만에 관여한 의사·조산사 또는 그 밖의 사람'에서 "그 밖의 사람"의 범위를 '출산을 목격하고 조력한 자'로 규정하고,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조력자에 의해 출산한 경우 조력자가 첨부한 자료로 의사나 조산사의 출생증명서를 대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출산 조력자가 산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선서나 진술자료, 119구급대원의 출동기록·산전산후 의료기록 등을 첨부하면 의료기관의 증명서류와 동일하게 인정된다.
또 나홀로 출산의 경우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유전자검사 등 발급비용을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하여금 나홀로 출산 후 출생신고를 위해 지자체를 방문한 신청인에게 절차와 방법 등을 상세히 안내해 신고율을 높이도록 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출생할 경우, 목격자의 진술서나 신원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출생신고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송 의원은 "작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인구절벽문제가 심각하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출산할 경우 까다로운 출생증명이나 절차로 인해 출생신고 자체를 포기하지 않도록 제도를 합리화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소중한 생명임에도 제도상의 불비로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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